23일 현재 333경기가 열려 전체 일정의 63%를 소화한 2001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여태껏 0의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선수는 누굴까.
홈런 공동선두(24개)인 삼성 ‘라이언 킹’ 이승엽은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슬러거. 그러나 희생플라이가 단 한개도 없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 대단한 홈런타자라 주자가 3루에 있을 때도 홈런만 노렸기 때문일까. 물론 희생번트도 한번도 하지 않았다.
팀의 확실한 선발투수지만 1승도 올리지 못한 비운의 투수도 있다. 롯데 왼손 김영수는 올 시즌 11번이나 선발로 나가 손민한 박지철에 이어 팀내에서 세번째로 많은 선발 등판을 했지만 6패에 머물고 있다. 반면 구원으로는 1세이브와 3홀드의 괜찮은 성적을 올렸다.
타격 7위(0.332)인 해태 산토스는 120여차례나 진루했지만 ‘그라운드의 신사’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단 한번도 도루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발이 느린 것도 있지만 훔치는 일은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게 그의 변명이다.이에 비해 자주 경기에 나갈 기회는 없었지만 31안타를 치고도 14도루(8위)를 한 롯데 교체 내야수 김주찬은 한번도 도루실패가 없는 ‘완전범죄’를 자랑한다.지명타자가 아닌 외야수로 무실책 행진을 하고 있는 선수로는 현대 전준호와 롯데 조경환 김대익, 한화 이영우가 있다.이밖에 김응룡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팀 컬러가 바뀐 삼성은 무승부가 없고 ‘투수왕국’으로 불렸던 롯데는 단 한차례도 완봉은 물론 완투승조차 올리지 못했다.김성근 감독의 LG가 무승부를 6번이나 기록했고 투수난에 허덕일 것으로 보였던 SK가 5번이나 팀 완봉승을 거둔 것과는 대조적이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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