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행들 "하이닉스 때문에…"

  • 입력 2001년 7월 23일 18시 49분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은행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고 있다.

반도체 가격의 하락으로 하이닉스반도체 주가가 폭락하자 은행들이 6월말 결산에서 하이닉스반도체 CB(전환사채) 인수액의 일정 부분을 손실처리하고 있다.

정부의 강요에 밀려 ‘울며 겨자먹기’로 인수한 만큼 은행권의 볼멘 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인수 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라며 “공모 형식으로 인수됐지만 시장가격이 없어 충당금 비율만큼을 미리 손실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하이닉스반도체 CB 인수 처리

(단위:억원)

은행CB인수액결산처리
국민61419% 대손충당금 적립
한빛166315% 평가손실처리
신한49519% 〃
주택39635% 〃
외환160415% 대손충당금 적립
한미34730% 평가손실처리
하나33740% 〃
서울416-
조흥130015% 평가손 처리할 예정
(자료:각 은행)

하나은행이 가장 손실을 높게 반영해 인수분 337억원의 CB 중 40%를 감액된 것으로 평가, 인수액의 가치를 202억원으로 잡았다. 또 주택은행이 인수분의 35%, 한미은행이 30%, 신한은행 19%, 한빛은행도 15%를 손실로 평가했다.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은 각각 19%, 15%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조흥은행측은 “6월말 결산엔 하이닉스반도체 CB 인수분을 평가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회계법인의 권고에 따라 곧 인수 CB의 가치를 15% 정도 감액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각 시중은행은 하이닉스반도체 CB인수로 각각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당기순이익이 줄어들게 됐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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