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北京)시가 2008년 하계 올림픽 개최도시로 결정된 사실이 양국에서 모두 호재로 받아들여진 것.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최근 발표한 ‘중국의 올림픽 유치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자료를 통해 철근 시멘트 등의 건설자재 부문이 특수를 누리며 경기장 호텔 공항 고속도로 등의 올림픽 관련시설 건설에도 국내 건설업체들의 참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23일 중국의 2008년 하계 올림픽 유치로 건설자재 등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적극적인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한 편. 건설업 지수는 18일부터 꾸준히 하락, 23일 현재 43.70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장밋빛 전망’이 미덥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 준비를 위해 향후 5년간 투자할 금액은 모두 1960억 위안(약 240억 달러·표 참고). 엄청난 물량이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베이징 올림픽이 국내 건설업계에 특수를 가져다줄 것으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먼저 중국의 공공부분 건설시장은 아직 개방되지 않아 외국기업의 진출은 고난도 기술을 요하는 일부 설계 및 감리부문에 제한될 수밖에 없다. 또한 단순 시공능력면에서 이미 중국 터키 등이 저렴한 인건비 등을 내세워 이미 해외 수주시장에서 우리나라 건설업체를 크게 앞지르고 있어 대부분의 중국내 발주물량을 현지 업체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대신증권 한태욱 애널리스트는 “국내 건설업체가 91년 이후 지금까지 중국에서 수주한 물량이 42억9000만달러에 이르나 국내기업의 중국 진출과 관련한 건물 신축이 대부분을 차지했다”면서 “IMF이전에 H 및 S기업 등이 중국내 아파트 및 상업용 건축물 개발사업에 투자했으나 실패한 사례가 많아 중국시장 진입은 상당히 어려운 편”이라고 말했다.
과거 90년대 초반 200만호 건설 당시 건축자재난을 겪었던 것처럼 한정된 기간에 집중된 건설공사로 철근 시멘트 등의 건설자재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조차도 국내 업체의 수익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굿모닝증권 이창근 애널리스트는 “부피가 크고 무거운 건축자재는 해외 수출시 마진이 거의 없어 매출은 늘어나도 수익성은 없다”면서 “베이징 올림픽과 관련한 국내 건설업계 특수 전망은 아무런 실체없는 기대감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박중현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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