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가 500~630사이 오르락내리락…'붕어빵 장세' 오나

  • 입력 2001년 7월 24일 18시 19분


연중 최고치인 632.05를 정점으로 내림세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종합주가지수가 1월 말∼4월 초의 1차 지수하락기를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이다. 더구나 이번 2차 하락기에는 국내 주식시장을 둘러싼 주변여건이 1차 때보다 악화돼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24일 종합지수는 오전 한때 516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오름세로 반전, 526.62로 마감했으나 이는 기관투자가의 프로그램 매수세 덕분으로 증시 자체가 호전된 것으로 보기에는 이르다.

▽박스권 등락을 반복한다〓올 들어 나타난 종합지수 움직임의 특징은 630을 상한선, 500을 하한선으로 삼아 오르내림을 거듭한다는 점이다. 작년 말 500대에서 오르기 시작한 종합지수는 1월 22일 627까지 기세 좋게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종합지수는 4월 10일까지 내림세로 일관해 491까지 추락했다. 1차 하락기에 지수는 22% 가까이 곤두박질했다. 종합지수는 다시 632로 치솟아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락세로 돌아선 상태이다(그래프 참조).

▽1, 2차 하락기의 유사점〓미국 달러화에 대한 일본 엔화의 약세가 두 기간에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일본 엔화의 약세는 종합지수의 하락을 불러오는 악재라는 점이 국내 증시 역사에서 이미 검증됐다.

또 미국 정보기술(IT)기업의 1·4분기(1∼3월)와 2·4분기(4∼6월)의 실적이 나란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IT기업의 실적악화는 나스닥시장의 약세를 불러 나스닥지수가 2,000선이 붕괴되고 국내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2차 하락기가 더 불안하다〓이번 하락장에서는 1차 하락기에 나타나지 않았던 대내외 악재들이 적지 않게 돌출하고 있다. 먼저 상반기(1∼6월)에 6차례 단행된 미국 금리인하로 한동안 품었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꺾였다.

또 아르헨티나 등 남미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신흥시장(이머징마켓)의 불안감이 심화되고 있다. 대만 자취안(加權)지수는 93년 10월 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일본 닛케이주가는 16년간 버팀목이 됐던 12,000엔이 무너져 내렸다.

삼성증권 김승식 증권조사팀장은 “2차 하락기에 겹친 미 IT기업의 실적악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체감도는 1차 하락기 보다 더 크다”며 “대외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신흥시장의 불안은 외국인투자자의 매도를 불러와 종합지수 500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며 “500선 붕괴 이후 반등하더라도 1월과 4월의 큰 상승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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