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등락을 반복한다〓올 들어 나타난 종합지수 움직임의 특징은 630을 상한선, 500을 하한선으로 삼아 오르내림을 거듭한다는 점이다. 작년 말 500대에서 오르기 시작한 종합지수는 1월 22일 627까지 기세 좋게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종합지수는 4월 10일까지 내림세로 일관해 491까지 추락했다. 1차 하락기에 지수는 22% 가까이 곤두박질했다. 종합지수는 다시 632로 치솟아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락세로 돌아선 상태이다(그래프 참조).
▽1, 2차 하락기의 유사점〓미국 달러화에 대한 일본 엔화의 약세가 두 기간에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일본 엔화의 약세는 종합지수의 하락을 불러오는 악재라는 점이 국내 증시 역사에서 이미 검증됐다.
또 미국 정보기술(IT)기업의 1·4분기(1∼3월)와 2·4분기(4∼6월)의 실적이 나란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IT기업의 실적악화는 나스닥시장의 약세를 불러 나스닥지수가 2,000선이 붕괴되고 국내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2차 하락기가 더 불안하다〓이번 하락장에서는 1차 하락기에 나타나지 않았던 대내외 악재들이 적지 않게 돌출하고 있다. 먼저 상반기(1∼6월)에 6차례 단행된 미국 금리인하로 한동안 품었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꺾였다.
또 아르헨티나 등 남미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신흥시장(이머징마켓)의 불안감이 심화되고 있다. 대만 자취안(加權)지수는 93년 10월 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일본 닛케이주가는 16년간 버팀목이 됐던 12,000엔이 무너져 내렸다.
삼성증권 김승식 증권조사팀장은 “2차 하락기에 겹친 미 IT기업의 실적악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체감도는 1차 하락기 보다 더 크다”며 “대외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신흥시장의 불안은 외국인투자자의 매도를 불러와 종합지수 500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며 “500선 붕괴 이후 반등하더라도 1월과 4월의 큰 상승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