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확실한 구원선두였던 삼성의 특급 용병 리베라(27세이브포인트·SP)가 부상으로 전격 퇴출됨에 따라 ‘무주공산’이 된 구원왕 판도는 국내 선수끼리 다시 판을 짜는 제2라운드 대결장으로 변한 것.
게다가 2위에 올라 있는 현대 위재영(21SP)도 부상으로 후배인 신철인에게 마무리 자리를 물려준 상태. 이에 따라 3위인 해태 오봉옥(16SP)부터 10위인 SK 오상민(10SP)까지 8명의 투수가 모두 구원왕을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이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두산 진필중. 최근 선발 외도를 했다가 박명환의 부상으로 마무리에 복귀한 그는 후반기 개막전인 23일 LG전에서 4타자를 퍼펙트로 처리하며 6월9일 대전 한화전 이후 44일만에 세이브를 추가했다. 15SP로 공동 4위.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는 말처럼 지난해까지 2년연속 소방왕에 올랐던 진필중이 다시 고삐를 죄기 시작할 경우 가장 강력한 대권 후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 만약 그가 올해도 구원왕이 된다면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3년연속 구원왕이 되는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입단 8년만에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는 LG 신윤호(15SP)와 오봉옥도 처음 찾아온 기회를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 구원승으로만 10승을 따내 다승 선두를 달리고 있는 신윤호는 다승과 구원의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으며 오봉옥은 마무리 전업 첫해에 구원왕이 되는 진기록을 노린다.
그러나 이들은 팀 성적이 하위권에 계속 머물 경우 불리한 입장. 오히려 신철인(13SP)이 현대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치고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신철인은 지난달부터 위재영 대신 마무리를 맡아 초고속 세이브 행진을 벌이며 구원 6위까지 올라오는 저력을 발휘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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