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은 24일 모든 서비스를 한 장의 신용카드로 모았다는 독자카드 ‘K-원(One) 카드’를 내놓았다. 올 1월 BC카드사 연합 소속 회원인 한빛은행이 처음으로 독자카드인 ‘한빛 모아카드’를 내놓은 뒤 주택, 제일은행에 이어 네 번째다.
기업은행 카드사업담당 김재만 이사는 “기업은행은 국책 은행으로서 카드사업에 보수적이었다”며 “수익이 좋은 만큼 영업 전략을 공격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독자노선’의 첫 발을 디딘 한빛은행은 이를 성공으로 결론짓고 있다. 독자카드 판매 후 55만명이 신규 가입해 회원은 32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상반기 중 카드사업부문의 이익도 3200억원에 이르러 전체 매출 이익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주택은행도 상반기 카드사업부문의 이익이 3440억원에 이르렀던 만큼 하반기에도 독자카드의 영업에 주력하면 상반기 수익을 초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은행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카드사에 비해 수수료를 낮출 수 있는 장점도 갖췄다. 기업은행 카드사업부 오상선 차장은 “현금서비스 수수료의 경우 은행권이 전문 카드사보다 연 2∼3%포인트는 더 낮다”고 말했다.
또 은행마다 △입장료 할인 △포인트 적립 △무이자할부 등 신용카드의 기본 서비스 외에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차별성도 갖추고 있다.
주택은행의 ‘i need 카드’는 대출금리 할인, 제일은행의 ‘셀렉트카드’는 미결제금액에 대해 업계 최저 수준인 연 14.9%의 이자율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기업은행은 BC카드의 포인트적립 전용인 ‘Top카드’, 여성전용 ‘쉬즈카드’와 20, 30대를 겨냥한 ‘레포츠카드’의 서비스 내용을 카드 한 장에 담았다.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신용카드 사업의 과열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은행들이 전문 모집인을 고용하고 과도한 증정품을 줄 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불량 고객을 증가시키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경기 하반기에는 연체자가 급증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은행들에 커다란 부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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