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신용카드 사업 돈된다"…은행들 앞다퉈 진출

  • 입력 2001년 7월 24일 18시 36분


은행들이 신용카드 독자사업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신용카드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면서 BC카드의 획일적 마케팅과 서비스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전문 카드사와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24일 모든 서비스를 한 장의 신용카드로 모았다는 독자카드 ‘K-원(One) 카드’를 내놓았다. 올 1월 BC카드사 연합 소속 회원인 한빛은행이 처음으로 독자카드인 ‘한빛 모아카드’를 내놓은 뒤 주택, 제일은행에 이어 네 번째다.

기업은행 카드사업담당 김재만 이사는 “기업은행은 국책 은행으로서 카드사업에 보수적이었다”며 “수익이 좋은 만큼 영업 전략을 공격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독자노선’의 첫 발을 디딘 한빛은행은 이를 성공으로 결론짓고 있다. 독자카드 판매 후 55만명이 신규 가입해 회원은 32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상반기 중 카드사업부문의 이익도 3200억원에 이르러 전체 매출 이익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주택은행도 상반기 카드사업부문의 이익이 3440억원에 이르렀던 만큼 하반기에도 독자카드의 영업에 주력하면 상반기 수익을 초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은행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카드사에 비해 수수료를 낮출 수 있는 장점도 갖췄다. 기업은행 카드사업부 오상선 차장은 “현금서비스 수수료의 경우 은행권이 전문 카드사보다 연 2∼3%포인트는 더 낮다”고 말했다.

또 은행마다 △입장료 할인 △포인트 적립 △무이자할부 등 신용카드의 기본 서비스 외에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차별성도 갖추고 있다.

주택은행의 ‘i need 카드’는 대출금리 할인, 제일은행의 ‘셀렉트카드’는 미결제금액에 대해 업계 최저 수준인 연 14.9%의 이자율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기업은행은 BC카드의 포인트적립 전용인 ‘Top카드’, 여성전용 ‘쉬즈카드’와 20, 30대를 겨냥한 ‘레포츠카드’의 서비스 내용을 카드 한 장에 담았다.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신용카드 사업의 과열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은행들이 전문 모집인을 고용하고 과도한 증정품을 줄 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불량 고객을 증가시키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경기 하반기에는 연체자가 급증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은행들에 커다란 부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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