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노동시장에서 이민자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게 늘면서 이들이 없으면 경제활동에 큰 차질이 빚어질 상황이 됐다고 USA투데이지가 23일 1면 커버스토리로 보도했다.
미국의 이민자수는 지난해 기준 3000만명으로 출신국가별로는 멕시코(780만명) 중국 및 대만(140만명) 필리핀(120만명) 쿠바(95만명) 도미니카공화국(69만명) 등의 순이다.
이민자들이 현재 미국의 전체 노동인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3%로 193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비숙련 노동 분야에선 이민자들의 비율이 35%나 된다.
이들의 진출분야는 미국인들이 기피하는 이른바 ‘3D 업종’에서부터 첨단직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가사 관련(34%) 농어업(23%) 조립 및 기계조작(21%) 등 단순직종이 주류를 이루지만 전문직(11%) 기술지원(11%) 관리직(9%) 등도 적지 않다.
인터넷 닷컴 기업들이 붐을 이루던 때엔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의 노동인력 중 3분의 1이 아시아 출신이었다.
이처럼 이민 노동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불법이민자를 합법화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불법이민자는 밀입국자 또는 비자기간을 넘긴 채 체류하고 있는 사람들로 현재 850만명에 이른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최근 멕시코계 불법 이민자 300만명을 합법화하는 구상을 밝혔다. 미국은 86년 170만명의 불법이민자들을 무조건 사면한 적도 있다. 이번엔 노동활동을 통해 미국 체류 자격이 있는 불법이민자들만 구제하자는 것이 미 정부의 구상이다. 노동단체 등은 멕시코 출신만이 아니라 현재 미국에서 일을 하고 세금을 내는 모든 불법이민자들을 합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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