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대장株' 다음-새롬 코스닥 띄울까

  • 입력 2001년 7월 25일 18시 29분


24일 나스닥지수 2000 붕괴 여파로 코스닥지수가 3% 가까이 급락했을 때 투자자들이 주목한 종목은 닷컴주의 쌍두마차인 새롬기술과 다음이었다. 1월과 4월 코스닥지수가 바닥을 헤맬 때 ‘구세주’ 역할을 하며 지수 급반등을 이끌어낸 일을 다들 기억하고 있기 때문. 이날도 두 종목은 오전에 무서운 상승세로 다른 중소형주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 때문일까. 코스닥시장의 투자자들은 새롬기술과 다음, 두 종목이 저점으로 주저앉은 코스닥지수를 다시 이끌 수 있을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

삼성증권 손범규 수석연구원은 “지수가 바닥에 다다랐을 때 닷컴 대장주가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커진다”며 “닷컴 대장주가 뜨면 다른 종목도 뜬다는 과거 학습효과가 은연중에 배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새롬기술은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다음은 포털 1위 업체라는 강력한 이미지가 약세장에서 돋보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두 종목이 코스닥지수 5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65∼67선에서의 기술적 반등을 주도할지는 몰라도 1월과 4월처럼 코스닥의 구세주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LG증권 서정광 연구원은 “4월 다음과 새롬기술이 장을 이끌 때는 다음의 흑자전환 등의 실적재료가 뒷받침됐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두 종목의 실적에 대한 신뢰가 과거처럼 굳건하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다음은 25일 2·4분기 영업이익이 3억원 영업손실로 3개월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광고매출이 소폭 증가에 그쳤고 사용자 증가에 따른 서버 구입 등의 설비투자비용이 상대적으로 늘었기 때문.

주변 여건도 과거와 같은 닷컴 대장주의 활약을 기대하기에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우선 수급상황이 4월과는 완전히 다르다. 당시에는 외국인들이 2조4529억원의 대규모 순매수를 보이면서 일부 자금이 코스닥에도 유입됐지만 외국인들이 7월에 6643억원을 순매도하고 기관도 계속 팔아치우고 있어 사줄 세력이 없는 상황이다.

또 8월중 예상된 금리인하의 약발도 거의 미미할 것으로 예상될 뿐만 아니라 경기회복 기대에 부풀었던 4월과 달리 최근에는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원은 “새롬기술과 다음의 최근 상승세는 기술적 반등으로 봐야 하며 추세 반전으로 해석하기에는 성급하다”며 “기술적 반등을 염두에 둔 단기매매를 권한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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