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가전메이커 소니는 노트북PC ‘바이오’의 대성공에도 불구하고 가정용 정보기기 분야로 사업 영역을 재빨리 확대하고 있다. PDA ‘클리에’와 인터넷과 DVD 기능을 갖춘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2’ 등을 앞세워 ‘포스트PC’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세계적 기업들이 ‘포스트PC’의 패권을 잡기 위해 갖은 실험과 노력 그리고 투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년 이상 정보기술(IT)의 핵심을 이루었던 PC산업은 이제 본격적인 ‘진화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것.
그러나 국내의 경우 원천기술이 뒤지고 중소기업에 대한 산업 의존도가 높아 시장 선점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는 이달초 IT중복투자를 막기 위해 부처간 업무 조정을 하면서 ‘포스트PC’ 부문을 사실상 나눠먹기 식으로 정리해 놓아 업체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포스트 PC’시장이 네트워크를 통해 가전과 산업용기기 통신 등이 유기적으로 통합, 연계되는 추세인데도 정부는 이를 거꾸로 조각 내 정보통신부와 산업자원부가 담당하도록 했기 때문. PDA 등 통신관련 제품은 정통부가, 가전과 산업용기기는 산자부가 각각 맡을 예정이어서 차후 이들을 통합하는 산업을 육성할 때 또 다시 부처간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신클라이언트(thin client)’로 불리는 인터넷 정보단말기(IA)와 PDA, 입는 컴퓨터 등 포스트PC 제품의 보급이 2004년에는 PC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때쯤이면 세계 시장 규모도 212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연구원측은 분석했다. ‘포스트PC’시장의 성장성을 과거 PC 못지않게 높이 보고 있는 것.
그러나 PDA와 스마트폰 등 포스트PC 분야에 도전장을 내민 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인 실정. 이들이 다국적기업이나 굴지의 외국기업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적지않다. 이에 따라 가능성 있는 전문기업이 적정 규모로 성장하고 세계 무대에 나설 수 있도록 기업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정부가 장기 전략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김채규(金採奎) ETRI 인터넷정보가전연구부장은 “한국은 초고속인터넷과 휴대통신 등 정보통신 인프라가 좋아 여건이 매우 유리하다”며 “입는 컴퓨터 등 지능정보단말기 상용화 기술을 빨리 확보해 미래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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