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김병지는 짠돌이?…경기당 0.57점만 내줘

  • 입력 2001년 7월 25일 18시 43분


‘튀는 골키퍼’ 김병지(31·포항 스틸러스).

시즌 초반 부상으로 잔뜩 웅크렸던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요즘 그의 활약을 보면 “역시 김병지”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12억원에 달하는 김병지의 ‘몸 값’이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분명 포항이 24일까지 정규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는 김병지의 역할이 컸다.

김병지는 시즌이 시작되기 전 울산 현대에서 포항으로 이적했다. 계약 기간 3년간 계약금 3억원과 연봉 1억2000만원. 국내 선수중 가장 많은 5억5000만원의 이적료 기록도 세웠다. 김병지를 얻기 위해 포항이 지불한 돈은 무려 12억1000만원.

의욕적으로 새 팀에서 출발했지만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김병지는 고개를 숙여야 했다. 계속되는 부상. 아디다스컵에서 3경기밖에 나서지 못했고, 튀는 행동으로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해 대표팀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이집트 4개국 대회와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김병지는 불과 얼마전까지 자신이 지켰던 골문을 후배들에게 내주고 그라운드밖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그렇지만 김병지가 컨디션을 회복하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정규리그 들어선 뒤 7경기에서 김병지는 4점만을 내주는 ‘짠돌이’의 모습을 되찾았다. 경기당 실점 0.57점. 상대 공격수 입장에서 보면 김병지의 존재는 여간 껄끄러운 것이 아니다. 반면 포항의 입장에서라면 김병지만큼 고참의 역할을 충분히 해주는 선수가 고맙기만 하다.

김병지의 목표는 팀의 정규리그 우승. 다시 한번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싶은 희망도 없을 리 없다. 히딩크 감독이 마음을 돌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라도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월드컵에서 신들린 듯한 그의 다이빙 수비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축구 팬들에게도 큰 관심거리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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