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D램값 또 하락 실적악화 비상

  • 입력 2001년 7월 25일 19시 04분


바닥권이라던 D램 가격이 또 다시 하락하고 있다.

D램 가격정보 제공업체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4일 현재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128메가 싱크로너스D램(PC133)의 가격은 평균 1.69달러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제품은 4%이상 하락하면서 1.55달러까지 추락했다. 가격이 변동비도 건지지 못할 한계수준에 와있는 64메가는 평균 0.88달러로 보합세를 유지했다. 최근 128메가 생산비중을 늘린 국내업체들의 실적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128메가 1.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D램 후발업체들은 선발업체의 대대적인 공세를 가장 걱정하고 있다. 이 참에 아예 생산물량을 늘려 후발업체들이 견디기 어려운 수준까지 가격을 떨어뜨려 자연스럽게 공급과잉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기 때문.

대우증권 정창원 선임연구원은 “매출기준으로 2위인 마이크론과 4위인 인피니온이 얼마전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통해 각각 4억5000만달러와 11억달러를 조달해 이 돈을 256메가 제품 라인으로 변경하는데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128메가의 값은 1.5달러 수준까지 떨어져 후발업체는 고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체들이 회로선폭을 줄이면서 생산량이 매년 30%씩 자연증가하고 있는 것도 D램 가격하락 추세를 돌리기엔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정연구원은 덧붙였다.

교보증권 김영준 수석연구원은 “마이크론이 8월 결산을 앞두고 재고물량을 현물시장에 쏟아낼 경우 또 한번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하이닉스 ‘죽느냐 사느냐’의 고비〓D램 값이 현재수준을 유지한다면 하이닉스반도체의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돼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된다. 하이닉스가 생산하는 D램은 삼성전자 것에 비해 생산원가가 높고 판매가는 낮기 때문에 고통은 더하다.

특히 현재와 같은 재무상태로는 업종특성상 반드시 필요한 설비투자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가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상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하이닉스는 상반기에 2660억원의 적자를 냈고 하반기에도 5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다”며 “부채규모 등을 감안해 볼 때 하이닉스는 내년초부터 생존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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