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낮의 온도가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되는 요즘, 한겨울에나 입는 두툼한 털옷과 장갑 등 방한복이 없으면 잠시도 작업을 못하는 근로자들이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기능시험1팀(팀장 김기원) 소속 근로자 40여명이 그들.
영하 40도 안팎의 극저온 상태에서 자동차의 각 부품들이 제 기능을 발휘하는지 검사하는 '혹한(酷寒) 테스트' 를 해야 하기 때문에 요즘같은 무더위에도 방한복이 없으면 실험실에 들어 갈 수 없는 것.
이 팀의 임무는 영하 40도 안팎의 온도를 유지하는 혹한 실험실에서 차량 시동이 잘 걸리고 배터리가 제기능을 발휘하는지, 그리고 와이퍼로 앞유리 성에가 제거되고 히터가 제대로 작동되는지 등을 총체적으로 점검한다. 혹한기가 많은 북미나 케나다에 자동차를 수출하기 전에 이들 국가의 법규를 충족시키기 위한 실험이다.
대량생산에 앞서 만든 실험용 차량으로 혹한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대량생산에 들어가며 대량생산된 차량도 무작위로 몇 대 뽑아 다시 테스트를 한다.
이와 반대로 아프리카 등 열대지방에 수출되는 차를 위해 영상 60도 안팎을 유지하는 고온실험도 거쳐야 한다. 지구상의 어떤 기후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는 차량을 생산해내기 위해서다.
지난 89년 혹한과 고온실험실이 갖춰지기 전까지 혹한 실험은 한겨울 대관령에서, 고온실험은 한여름 대구에서 각각 실시했었다.
<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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