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분기(1∼3월) 실적 발표 때만 해도 “실적 악화가 단기적인 조정 과정이며 곧 회복될 것”이라는 예측이 다수였다. 그러나 이번 실적 발표 이후에는 비관론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실적 악화의 주요인은 △전반적인 경기침체 영향으로 IT투자가 대부분 유보되기 시작했고 △그동안 급속한 IT투자로 사실상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으며 △성장을 이끌던 통신장비업체가 고전을 겪고있는 점 등이 꼽히고 있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IBM 야후 등 주요 14개 IT 기업중 작년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이 늘어난 기업은 IBM 한 곳에 불과했다. 매출액이 증가한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 노키아 AOL타임워너 아마존 등 4개였다.
다음은 부문별 주요 기업의 2·4분기 실적과 특징.
▽마이크로프로세서〓인텔의 순이익과 매출은 8억5400만달러와 63억달러로 지난 같은 기간보다 76%와 24%가 각각 줄었다. 펜티엄4 등 신제품 매출이 저조했고 AMD와 시장점유율 경쟁을 하면서 가격을 내렸기 때문. 실속이 없기는 AMD도 마찬가지. AMD는 시장점유율이 1년전보다 6%포인트 높아졌지만 순이익과 매출은 각각 92%와 11%씩 줄었다.
▽통신장비〓실적 악화가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이다. 루슨트테크놀로지스와 노텔네트웍스는 18억9000만달러와 15억5000만달러씩 순손실을 내 대규모 구조조정 바람에 휩싸였다. 루슨트는 하반기 1만5000∼2만명을, 노텔은 1만명을 추가 감원할 계획. 통신장비 및 반도체업체인 모토로라는 올 들어 2분기 연속 손실을 냈다. 핀란드의 휴대전화단말기업체인 노키아는 매출은 늘었지만 순이익이 줄었다.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컴팩은 매출이 격감한데다 델컴퓨터와의 가격경쟁으로 2억7900만달러의 순손실을 봤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순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81% 줄었다. IBM은 소프트웨어와 컨설팅서비스 부분이 호조를 보여 유일하게 순이익이 늘었다. 그러나 PC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부문은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컴팩은 ‘IBM식’으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비중을 높이기 위해 조직 개편에 들어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보다 매출액이 13% 늘었으나 케이블과 통신업체들에 대한 투자비용이 많아 순이익은 97% 줄었다.
▽온라인 서비스〓야후는 광고수익이 줄어 순이익이 900만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광고 이외의 수익원이 있는 아마존은 손실액이 지난해보다 줄었고 광고 의존도가 낮은 경매업체 이베이는 2·4분기 이익이 작년 750만달러에서 올해 2460만달러로 늘었다. AOL타임워너는 매출은 늘었으나 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악화는 과잉투자 때문〓LG경제연구원은 26일 ‘미국의 IT 침체 얼마나 계속될 것인가’라는 보고서에서 올해의 실적악화는 95년 이후 불어난 IT분야의 과잉투자와 과잉설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95년부터 2000년까지 IT를 제외한 산업은 연성장률이 평균 2.3%였는데 비해 IT분야는 41.9%였다는 것. 연구원은 “90년대 후반 미국의 주식 호황과 재정 적자 등으로 반도체와 통신장비 분야의 투자가 과열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요 정보통신 기업 4∼6월 실적 | |||||
구분 | 기업이름 | 매출 | 순이익 | ||
금액 (백만달러) | 작년동기대비 증감(%) | 금액 (백만달러) | 작년동기대비 증감(%) | ||
마이크로 프로세서 | 인텔 | 6,300 | -24 | 854 | -76 |
AMD | 985 | -11 | 17 | -92 | |
소프트웨어 | 마이크로소프트 | 6,577 | 13 | 66 | -97 |
컴퓨터 하드웨어 | IBM | 21,600 | 0 | 2,000 | 5 |
컴팩 | 8,453 | -17 | -279 | 적자전환 | |
선마이크로시스템즈 | 4,000 | -20 | 134 | -81 | |
EMC | 2,020 | -6 | 109 | -75 | |
통신 하드웨어 | 모토로라 | 7,500 | -19 | -232 | 적자전환 |
루슨트테크놀로지스 | 5,820 | -21 | -1,890 | 적자전환 | |
노텔네트웍스 | 4,610 | -36 | -1,550 | 적자전환 | |
노키아 | 6,468 | 5 | 731 | -16 | |
온라인 서비스 | AOL타임워너 | 9,200 | 3 | -734 | -20 |
야후 | 182 | -33 | 9 | -87 | |
아마존 | 668 | 16 | -58 | -50 | |
※주:AOL타임워너와 아마존은 손순실이 줄었다는 의미. <자료:기업 종합> |
<천광암·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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