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및 월세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요즘 서울시에 떨어진 ‘특명(特命)’이다. 여름철 비수기에도 전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전세대란의 고삐를 잡기 위해 아파트가 아닌 일반주택을 ‘공략’하려는 것. 이 같은 구상은 전월세 수요가 비정상적으로 아파트에 집중돼 있는 데서 출발했다. 단독 및 연립주택 전세금 및 월세의 상승세는 완만한 반면 아파트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 양극화 경향이 계속되면서 주택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
서울시 김봉현 주택기획과장은 26일 “최근 전월세 수요자는 아파트, 특히 강남 등 특정지역을 선호하는 추세가 강하다”며 “하반기부터 강남 저밀도지구 재건축이 본격화되면서 대규모 전세이동이 시작되면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환란(換亂) 직전인 97년 9월의 주택 전세금을 100으로 했을 때 아파트 전세금은 올 3월 118, 6월에는 124.2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보였다. 아파트 전세금 및 월세가 환란 직전 수준에서 24.2%나 폭등한 셈이다. 당분간 이 같은 기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시내 주택보급 연도별 현황 | |||||
구 분 | 계 | 단독(다가구포함) | 아파트 | 연립(다세대포함) | 주택보급률(%,주택보급가구/주택소요가구) |
1996 | 1,895(100%) | 768(40.5) | 773(40.8) | 354(18.7) | 69.6 |
1997 | 1,932( 〃 ) | 759(39.3) | 810(41.9) | 363(18.8) | 70.1 |
1998 | 1,968( 〃 ) | 757(38.5) | 845(42.9) | 366(18.6) | 70.8 |
1999 | 2,019( 〃 ) | 752(37.2) | 896(44.4) | 371(18.4) | 71.5 |
2000 | 2,068( 〃 ) | 723(35.0) | 962(46.5) | 383(18.5) | 72.0 |
반면 연립(다세대 포함)주택 전세금은 올 3월 108.3, 6월에는 110.4로 아파트의 절반 수준인 10.4% 오르는 데 그쳤다. 더욱이 단독(다가구 포함)주택의 경우는 올 3월 104.1, 6월에는 106.8로 기간 중 상승폭이 한자릿수인 6.8%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택 전세금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는 것은 주차 및 안전 면에서 아파트가 단독 또는 연립주택보다 한수 위라는 시민들의 심리가 한몫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여기에 강남 저밀도지구 재건축 예정지구를 중심으로 뭉칫돈이 몰리며 투기붐을 불러일으키는 시장 상황도 아파트 전세난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 결국 아파트를 살 형편이 안되는 전월세 수요자들의 관심을, 남아도는 단독 및 연립주택 물량으로 돌리는 것이 시장을 신속하게 진정시키는 처방이라는 게 서울시의 생각이다. 임대주택 공급확대 등 정부가 내놓고 있는 전세대책 또한 효력을 발휘하기엔 다소 시간이 걸리는 점도 일반주택 공략을 서두르는 요인이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8월 중 중개인협회와 함께 아르바이트 대학생들을 동원해 서울 전역의 단독 및 연립주택 빈집의 현황을 집중 파악할 방침”이라며 “현황을 지역별로 정리, 수요자들에게 정보로 제공함으로써 전세난 완화를 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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