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전문가에게 듣는다]건설주, 시장초과 수익률 내기 힘들다

  • 입력 2001년 7월 30일 11시 41분


"국내건설업은 이제 사양산업이 됐습니다. 주택과 토목 그리고 해외건설 등에서 과거같은 고도성장을 기대하기 힘듭니다. 대다수 상장 건설업체들의 주가가 액면가(5000원)를 밑도는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건설주는 앞으로 시장수익률을 상회하기 힘들 것입니다."

허문욱 현대증권 건설업종 애널리스트는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건설업체의 주가에 대해 상당히 비관적이다. 현주가수준에서 크게 상승하기 어렵다고 내다본다. 오히려 추가하락의 가능성이 더 높다고 우려한다.

무엇보다 GDP(국내총생산)대비 건설투자의 비중이 미국 일본이나 중국보다 높기 때문. GDP에서 차지하는 건설투자의 비중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이것은 국내건설업체의 매출과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쳐 주가상승의 발목을 붙잡는다. 단순히 가격이 싸다고 투자해서는 크게 후회할 수 있다는 게 허 애널리스트의 결론이다.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공공건설부문(SOC) 투자확대가 예상된다. 이것을 근거로 건설주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리라는 견해가 있다.

▲SOC투자나 주택건설을 통해 경기부양을 기대하기 힘들다.

올해 SOC투자예산중 상반기에 이미 70%이상 지출됐다. 하반기 신규발주 공사가 많지 않다는 얘기다.

또한 GDP대비 건설투자규모가 세계 최고수준인 17.8%를 기록중이다. G7국가나 최근 경제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SOC투자가 더 이상 늘어나기 힘들다는 의미다. 그런 만큼 SOC투자를 통해 경기가 부양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또한 이것을 근거로 건설주의 비중을 확대하라고 하는 것은 너무 순진한 발상이다.

-오는 9월부터 건설업체는 소형주택을 일정비율이상 의무적으로 지어야 한다. 이것은 건설주에 악재인가 호재인가.

▲당연히 악재다. 소형주택(전용면적기준 18평이하)은 건설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다. 40평 이상의 대형 아파트를 지어야 이익을 올린다. 고급 내장재 등을 사용해서 분양가격을 인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서울에서 소형주택을 30%이상 지어야 할 경우 건설업체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

-국내 건설업체들의 성장성을 비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동안 국내건설 투자를 견인한 주택과 토목 그리고 해외건설이 이미 성장의 한계에 도달했다. 과거처럼 정부가 대규모 SOC투자에 나서지 않는다. 공적자금 조성 등 재정수요가 많아 SOC에 투자할 재원도 많지 않다.

기업들도 대형 설비투자를 자제하고 있다. 주택보급률도 95%가 넘어 '200만호 주택건설'같은 대형 호재를 기대하기도 힘들다. 해외건설은 더더욱 어렵다. 한마디로 국내건설업체들의 성장동력이 거의 소진된 상태다.

-그러면 건설주에 투자하지 말라는 얘기인가.

▲당분간 건설주들이 시장수익률을 상회하기 힘들다. 시장이 오른 만큼 상승할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선 가급적 투자기간을 짧게 하라고 권하고 싶다. 아무리 길어도 두달이상 보유하지 말아야 한다. 이익이 나면 재빨리 차익을 실현해야 한다.

특히 대다수 건설주들은 법정관리 상태이기 때문에 동아건설처럼 언제든지 상장폐지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현시점에서 투자유망한 건설주를 추천한다면.

▲LG건설 대림산업 삼성물산을 권하고 싶다. 이들 업체들은 국내건설업체중에서 그나마 안정된 현금흐름을 자랑한다. 그렇지만 이들도 상반기와 같은 시세를 내긴 힘들 것이다. 현가격대에서 추가할 경우 매수에 나서길 권한다.

가령 LG건설은 8000원 이하로 하락할 경우 매수를 권한다. 대림산업과 삼성물산도 각각 7000원과 6000원 밑으로 떨어지면 매집에 나서는 것이 좋다.

박영암<동아닷컴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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