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포커스]남자농구는 동네농구

  • 입력 2001년 7월 30일 17시 38분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제21회 LG배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겨우 3위에 턱걸이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대표팀 사상 최고의 높이를 자부하며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 획득은 물론 아시아 최강인 중국의 벽을 허물겠다는 당초 목표가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만 것.

그렇다면 왜 한국 농구가 이런 망신을 당해야만 했는가?

가장 큰 이유는 선수들이 국가대표팀의 경기보다는 국내에서의 프로경기를 더 중요시한다는 것. 대표팀 경기야 돈이 될게 없고 자치 부상이라도 당하게 되면 자신의 몸값이 떨어질 것은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구단에서도 팀의 성적을 우선시하여 우수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을 거부하는 사태가 종종 벌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국가의 명예보다는 개인의 욕심을 먼저 따지는 세태이다 보니 국가대표팀도 최고의 전력을 갖출 수 없었고 국제경기에서의 성적도 초라할 수 밖에 없었던 것.

프로야구나 축구의 경우 선수들이 외국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농구는 그런 경우를 찾아 볼 수가 없다.

물론 농구라는 종목이 체격에 의해 경기력이 많이 좌우되기는 하지만 그만큼 한국 농구선수들의 자기 관리도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다.

한 예를 들어 프로농구 기아의 한 선수의 얘기를 들어보면 경기 중 용병들과 몸을 부딪치면 몸이 깨질 듯이 아프다고 하면서 그들이 타고난 신체조건도 있지만 꾸준한 체력 단련이 몸을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용병들은 술과 담배를 거의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시간이 날 때 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한 몸관리를 한다고 하니 그것이 경기력과 무관할 수가 없는 것.

국내 선수들의 경우는 어떠한가?

국내에서 조금 인정 받으면 더 이상의 기술이나 체력을 키우기는커녕 그 자리에 안주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다가 술과 담배를 즐기는 선수도 부지기수.

이번 대회에서의 성적은 비단 선수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코칭스태프의 안일한 태도, 농구협회의 뒤떨어진 국제 감각 등이 모두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중국은 NBA로 선수들을 진출 시키며 나날이 전력을 강화하고 있고 중동도 선진농구를 배우며 갈수록 기량을 향상시켜나가고 있는 상황.

한국 농구가 살아 남기 위해서는 일단 선수들이 자기 개발을 꾸준히 하여야 하고 협회와 프로구단이 대표팀에 대한 재정적 지원과 우수 선수 차출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 할 것이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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