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해태는 가도 스타는 영원히…

  • 입력 2001년 7월 30일 18시 44분


한때 영원히 지지 않을 것같던 해태 타이거즈의 태양이 서서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

31일 인천 SK전을 마지막으로 프로야구에서 사라지게 될 해태. 이제 그 발자취는 프로야구 연감에만 남게 된다. 해태가 30일까지 20년간 프로야구에 남긴 승패 기록은 통산 2315경기에서 1240승 54무 1021패(승률 0.548).

역대 해태 타이거즈의 최강 시절은 언제였을까. 흥미로운 이 문제를 놓고 언젠가 팬투표를 한 적이 있었다. 의견이 분분했지만 많은 팬은 8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때 였다며 표를 던졌다.

당시 멤버를 한번 살펴보자. 마운드엔 당대 최고의 투수 선동렬을 중심으로 이강철 조계현 김정수 문희수 등이 버티고 있었다. 해태의 초창기 기둥 투수로 활약했던 이상윤은 코치겸 선수.

타자들 면면을 봐도 화려하기 그지없다. 코치겸 선수 김준환과 서정환에다 김성한 김종모 한대화 백인호 장채근 이순철 박철우 김성규…. 88년과 89년 장종훈 이정훈 강정길 등 ‘다이너마이트타선’에다 송진우 이상군의 안정된 마운드로 전성기를 구가했던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도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거대한 해태의 벽에 막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다른 팀에 해태는 감히 도전조차 할 수 없는 상대였던 것이다.

비단 89년 멤버가 아니더라도 김봉연 차영화 김일권 이대진 등 그동안 해태가 프로야구에서 배출한 스타들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로 많다. 그중에서 해태의 상징적인 존재들을 꼽는다면 김응룡감독(현 삼성)과 선동렬 이종범.

해태의 ‘대부’로 불릴 만한 김감독은 18년간 팀을 이끌며 한국시리즈 9회 우승을 일궈냈고 통산 2121경기에서 1151승 49무 921패(승률 0.556)의 성적을 남겼다.

한국 야구사에서 최고 투수로 꼽히는 ‘무등산 폭격기’ 선동렬은 통산 146승(역대 1위)을 따냈다. 이 가운데 무려 29승이 완봉승. 그는 20승 이상을 세 차례나 했으며 다승왕을 거머쥔 것이 네 번. 특히 86년(0.99)과 87년(0.89), 93년(0.78) 세 번씩이나 0점대 평균자책을 기록한 것은 감히 누구도 깨지 못할 ‘신화’다.

공수주 3박자를 두루 갖춘 ‘바람의 아들’ 이종범은 프로 원년에서 타율 0.412를 기록한 백인천(MBC)이후 가장 높은 타율(0.393)을 94년에 기록했으며 역대 한시즌 최다안타(196개·94년), 역대 한시즌 최다도루(84개·94년), 29연속 도루 성공의 경이적인 기록들을 남겼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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