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씨는 열세살 때인 1934년 ‘외로운 가로등’으로 데뷔한 이후 ‘삼다도 소식’ ‘뽕 따러 가세’ 등의 노래로 일제강점기부터 60년대까지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특히 35년에 발표한 그의 최대 히트곡 ‘알뜰한 당신’은 당시로는 파격적으로 남자에 대한 여자의 애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해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황씨는 ‘조선악극단’ ‘백조악극단’ 등을 통해 광복 전후 가장 인기 있던 공연 장르인 악극 무대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김승호 허장강 배삼룡 최남현씨 등이 당시 황씨와 악극을 개척했던 1세대로 꼽힌다. 또 인기가수로 ‘타향살이’를 불렀던 고복수씨와 결혼해 스타 커플을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황씨는 72년 남편과 사별한 후 최정상 가수로서의 영화를 뒤로 한 채 밤무대에 서는 등 어려운 세월을 보냈다.
특히 5년 전부터 파킨슨병과 싸워온 황씨는 “기회만 되면 마지막 무대에 서고 싶다”는 소감을 피력해 왔다. 하지만 병세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황씨는 “늙은 모습이 가슴 아파 거울을 보지 않는다”고 말해 왔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황씨의 이런 음악에 대한 애정은 자녀들에게 이어져, 3남2녀의 자녀 중 장남 고영준씨는 현역 가수로 활동 중이고 막내 병준씨는 음악 프로듀서로 활동 중이다. 황씨는 국내 대중음악계에 기여한 공로로 92년 문화훈장 옥관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결식은 한국연예협회 가수분과위원회가 주관하는 가수장으로 치러진다. 강남성모병원, 발인 8월1일 오전 8시30분 02-590-2538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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