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D-300일 자전거대행진' 참가 안수정씨

  • 입력 2001년 8월 1일 18시 47분


“고국의 산하를 꼭 돌아보고 싶었어요.”

3일 서울을 출발해 월드컵 개최도시를 순회하며 2002㎞를 질주하는 ‘2002월드컵 D-300일 자전거대행진’에 참가하는 해외입양아 안수정씨(20·독일)는 한국의 산하를 보고 여러 한국사람들을 만난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1981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안씨는 출생 4개월만에 서울 사회복지회관에서 독일로 입양됐다. 그리고 독일 부인을 만나 뮌헨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안문씨(64·엔지니어)의 가족이 돼 ‘안씨’성을 얻었다.

한국말과 한국문화를 배우려고 3월 서울에 온 안씨는 월드컵문화시민운동본부에서 월드컵성공개최를 위해 전국을 도는 이벤트를 연다는 소식에 주저없이 참가 신청서를 접수했다.

사실 하루 80㎞가 넘는 거리를 달리며 24일간 펼쳐지는 강행군을 해낼 수 있을지 걱정도 앞섰지만 고국을 아는데는 직접 돌아보면서 체험하는 게 가장 좋을 것이란 생각에 참가하게 됐다. 또 뜻깊은 ‘고행’을 통해 모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기원하고 싶었기 때문.

6년전 가족과 함께 한국을 잠깐 여행한 뒤 두 번째 방문인 안씨는 서울의 모습을 보고 다소 충격을 받았다고. ‘청결하지 않고 사람과 차가 너무 많아’ 처음엔 적응하기 어려웠다는 것. 안씨는 “월드컵 때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선 거리를 잘 정리하고 교통질서를 잘 지켜야할 것 같다”고 충고했다.

내년 월드컵을 관람한뒤 독일로 돌아갈 예정인 안씨는 “한국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전세계에 이름을 빛내고 제2의 조국인 독일도 본선에 진출해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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