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시 "가로수 살리자" 애간장

  • 입력 2001년 8월 1일 18시 53분


‘황화현상에서 도심 가로수를 보호하라.’

최근 원인 모를 병으로 가로수의 잎이 누렇게 타들어 가는 ‘황화(黃化)현상’이 확산되면서 서울시의 가로수 보호에 비상이 걸렸다. 황화현상은 식물의 생육환경이 부적합해지면서 나무의 잎에 회색 또는 갈색 반점이 생기고 잎 전체가 누렇게 변해 가는 현상.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황화현상’이 도심 가로수를 중심으로 급속히 번져나가고 있다”며 “각 구청에 실태파악을 지시하는 한편 전문가에게 정확한 원인 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시는 시의 중심부인 시청 앞과 세종로의 가로수에 황화현상이 집중적으로 나타나자 당혹해하고 있다. 고건(高建) 서울시장이 지난달 30일 간부회의에서 황화현상에 대한 대책을 직접 지시할 정도다.

서울 중구청의 한 관계자는 “시청 앞 은행나무 10여 그루를 비롯해 관내 가로수용 은행나무 5000여 그루 가운데 240여 그루가 잎이 누렇게 타들어 가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가로수 12만여 그루에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토양이 얕아 가로수가 뿌리를 제대로 못 내리거나 대기오염 등으로 생육환경이 열악해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지난 겨울 제설작업 때 다량으로 뿌린 염화칼슘이 이 같은 현상을 더욱 부채질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서울시 관계자는 “황화현상의 원인이 복합적이어서 치료도 쉽지 않다”며 “비료를 공급해 가로수 토질을 개선하거나 배수로를 설치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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