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활동은 많은 영화와 TV드라마로 만들어졌고 그때마다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많은 배우들이 가장 하고 싶은 역할로 알 카포네를 꼽을 정도였다. 이는 한창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폭력세계를 동경하게 하는 작용을 했다. 요즘 우리 청소년사회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조직폭력배의 세계를 다룬 영화 ‘친구’나 ‘신라의 달밤’ 등이 인기를 끌면서 폭력을 긍정적으로 보는 풍조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폭력을 소재로 한 인터넷사이트나 뮤직비디오 만화 등도 크게 늘고 있다.
▷일부 중고교생들은 폭력배의 말투와 행동을 지적이고 남자답다고 생각하고 이를 그대로 흉내내고 있다. 친구들끼리 서로를 ‘조직원’ ‘행동대원’ 등으로 부르는 등 폭력배들간에 쓰는 은어가 유행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행동이 단순한 모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교폭력을 더욱 부추기는 작용을 한다는 점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로서는 별다른 죄의식 없이 폭력세계에 그대로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학교폭력은 날로 늘어만 가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올해를 ‘학교폭력 대폭경감의 해’로 정하고 노력하고 있지만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최근에는 폭력의 양상이 중고교생에서 초등생으로, 남학생에서 여학생으로까지 넓게 번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를 막기 위해 가정 학교 사회 정부가 함께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대중매체가 폭력을 미화하는 일이 없도록 자제해야 하고, 각급 학교에서는 폭력사건이 일어났을 경우 쉬쉬하면서 감추지만 말고 적극적으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송영언논설위원>youngeon@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