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강탈당한 문화재 반환 서둘지 말아야

  • 입력 2001년 8월 2일 18시 28분


뒤러의 ‘여자 목욕탕’을 포함한 르네상스 시대의 걸작 명화 12점이 미국에서 원래 있던 독일의 브레멘미술관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그런데 23일부터 파리에서 열린 정부의 프랑스와의 ‘외규장각 도서반환 협상’에서는 장기대여라는 명분으로 비슷한 우리의 고문서를 주고 그곳에 있는 문화재를 받아 온다는 식의 합의를 했다고 한다.

독일로 돌아가는 그림들은 1000만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녔고 많은 우여곡절 끝에 미국에 있었던 모양이니 미국도 이리저리 미루면서 보내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림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도대체 프랑스가 우리 조상들의 유산인 국보급 문화재를 약탈해 가서 돌려주지 않는 구실이 뭔지 알 수는 없지만, 힘을 앞세운 억지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국가원수 사이에 이뤄진 약속마저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지키지 않는 프랑스의 처사는 자기들이 자랑하는 문화대국과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다.

정부는 너무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이 나라는 백두산과 동해물이 마르고 닳도록 이어질 나라다. 업적의 과시에 급급해서는 안된다. 많은 현안이 졸속과 업적과시 때문에 나라꼴이 말이 아닌데 조상의 문화마저 영영 잃어버리면 안된다.

정부는 이 참에 세계 곳곳에 흩어진 조상의 아름다운 유산을 모두 찾아오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문 삼 성(부산 해운대구 우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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