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다]윤승기 한국애질런트 사장

  • 입력 2001년 8월 2일 19시 47분


한국애질런트테크놀로시즈는 10일 직원들의 초등학생 자녀 40여명을 초청해 ‘패밀리 사이언스 데이’를 연다.

“해시계 손가락피아노 등을 만들 수 있는 과학상자를 준비했어요. 과학공부도 하고 아버지가 일하는 회사 구경도 하고.”

한국애질런트의 윤승기사장(49)은 “정보기술(IT)경기가 안좋으니까 첨단기술이나 장비를 테스트하는 계측기도 잘 안팔릴 수밖에요. 즐거운 행사를 하면 직원들 사기도 올라가겠죠.”

99년 미국 휴렛팩커드(HP)에서 분사한 애질런트는 첨단산업분야의 ‘각종 계측기’를 만드는 회사. 지난해 세계 적으로 108억달러(약12조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애질런트 자체가 첨단기술기업일 뿐 아니라 다른 첨단기업의 기초가 되죠. 이번 행사는 초등학생에게 기초과학의 원리를 몸으로 익힐 수 기회니까 일맥상통하죠?”

한국애질런트는 올해 초등학교 100여곳과 과학교육관 등에도 과학상자 1000여개를 기증했다.

윤사장은 한국HP 부사장 등을 거쳐 99년11월부터 한국애질런트의 대표이사 겸 아시아지역 기술지원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다. 20여년간 각종 첨단 산업 기술을 봐온 셈.

최근 어려움을 겪는 IT기업들이 애질런트의 고객인 셈이므로 애질런트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감원은 하지 않습니다. 전직원 300명이 투표를 통해 6개월간 10% 임금 삭감에 동의를 했어요. 반대표가 1표 있었죠. 최대한 대화를 통해 인력조정 이외의 방법을 찾아보는 것은 나의 개인적인 성격이 아니라 애질런트의 문화에요.”

지난해 11월 한국의 생산공장문을 닫을 때도 1인당 500만원씩 들여 150명 전원에게 재취업교육을 했고 120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매니저는 바빠 보이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한가해 보여야 직원들이 부담없이 이야기를 하죠. 할 일은 직원들보다 1시간반 먼저 나와 미리 처리하고 직원들 출근하면 나는 한가하게 신문보는 일도 많아요.”

그는 특별한 일이 없는한 ‘칼퇴근’을 하고 휴가도 챙겨 간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휴가를 거의 안갔어요. 한국사람이 대부분 그렇듯이 ‘일 중독자’처럼 살았죠. 올해부터 생각을 바꿨어요. 효율성은 어느정도 여유가 있을 때 나오니까요. 직원들도 ‘강제로’ 휴가를 보냅니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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