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신천힐탑아파트 300세대 ‘내집 마련의 꿈’ 눈길

  • 입력 2001년 8월 3일 20시 08분


아파트 시공회사의 부도로 내집마련의 꿈을 접을 뻔했던 입주민들이 10년간 피땀 공사 로 보금자리를 되찾았다.

광주 서구 쌍촌동 신천힐탑 아파트 300여세대 주민들은 최근 광주 서구청으로부터 아파트 세대별 건물등기를 받아들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내집인데도 10년이 넘도록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불행이 찾아든 것은 지난 93년.

91년 공사에 착공해 당시 95%의 공정률을 보이며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던 아파트 건축공사가 시공사인 S건설의 부도로 전면 중단되면서부터다.

그동안 피땀 흘려 모은 중도금을 한푼도 건지지 못하게 된 주민들은 입주자대표회의를 꾸려 평당 10여만원씩 각 세대당 적게는 300만원에서 많게는 500만원까지 부담해 94년 아파트 건축을 마쳤으나 제반조건을 갖추지 못해 가사용승인을 얻지 못했다.

전셋집 등을 미리 내놓아 오도가도 못한 신세가 된 주민들은 어쩔 수 없이 미준공 상태에서 입주를 강행했다.

주민들은 승강기가 없는 25층 아파트를 걸어서 오르내리고 도시가스와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아 아침이면 아파트 현관에 설치된 간이상수도에서 물동이를 나르고 1회용 부탄가스로 끼니를 해결해야 했다.

그래도 내집마련의 희망을 버리지 않은 입주민들은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잔여 공사에 벌인 끝에 지난 4월16일 구청으로부터 가사용승인을 받은데 이어 지난달 말 세대별 건물등기를 마쳐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입주민 대표 김정일씨(50)는 “내집을 갖겠다는 주민들의 뜻이 모아진 결과“라며 “부도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다른 아파트 입주민들에게도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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