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윤재식·尹載植 대법관)는 개인사업가 박모씨(50)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출국금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지난달 27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출국금지 관련법에 따르면 추징금 미납을 이유로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는 것은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므로 그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않은 채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출국을 금지한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추징금 미납 사실만으로 바로 출국을 금지하는 것은 형벌을 받은 사람에 대해 일종의 행정제재를 가하는 것으로 과잉금지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출국금지업무 처리규칙’에 따라 추징금 2000만원 이상 미납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출국을 금지시켜 왔다.
박씨는 93년 관세법 위반 혐의로 추징금 5억8000여만원을 선고받은 뒤 120여만원만 납부했는데 지난해 7월 법무부가 추징금 미납을 이유로 출금조치를 내리자 소송을 내 1, 2심에서는 모두 패소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