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1월과 4월처럼 외국인 매수 강도가 지속되면서 지수를 끌어올리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최근에는 환율하락에 따른 환차익을 노리고 들어온 투기자금도 일부 포함돼 있어 ‘치고 빠지기’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분석마저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자금 계속 들어올까〓외국인은 1월과 4월에도 저점이라고 인식됐던 480∼500선에서 어김없이 들어왔다. 7월25일 순매수 전환 때도 국내 증시에서 지지선으로 여겼던 500∼520선에서 유입됐다.
미래에셋증권은 5일 ‘8월 증시수급전망’에서 “외국인들은 아시아시장에서 철저하게 가격논리로 접근하고 있다”며 “지난 2개월간 한국시장의 지수하락률은 18%로 세계 시장 평균인 16%보다 높아 외국인 투자자들이 들어오기에 매력적인 시점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1월과 4월만큼 강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경제성장 및 기업실적 회복 등 펀더멘털의 개선이 따르지 않고 단지 ‘싸다’는 이유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 또 SK텔레콤 삼성전자 등 주요 기술주 종목이 이미 저점 대비 20% 이상 상승해 추가 상승여력이 소진된 상태다. 외국인 순매수세는 1일 2364억원을 정점으로 2일 1533억원, 3일 708억원으로 점차 약화되고 있는 상황.
대우증권 신성호 투자전략부장은 “강도는 분명히 약화될 것”이라며 “하지만 낙폭 과대 업종 대표주로 투자가 분산되면서 미미하나마 순매수 기조는 당분간 유지되고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치고 빠지기 전략에 유의〓1월과 4월 상승국면에서 외국인들의 매수 종목은 특정 종목에 한정된 패턴을 보였다. 이번에도 전체 순매수의 86%가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전기전자업종에 몰렸으며 이어 은행주로 쏠린 상태. 하지만 3일 외국인들은 은행주와 하이닉스반도체를 중심으로 곧바로 차익실현에 나섰다. 7월25일 이후 기조적인 순매수를 보인 종목은 삼성전자 한 종목 뿐. 포철과 한국통신 등은 최근 팔다 사다를 반복하고 있다.
교보증권 김석중 이사는 “과거처럼 장기 보유하는 외국인 투자자는 거의 사라졌다고 보면 되고 1∼2주 단위로 거래를 하는 경향이 높다”며 “특히 최근 환율까지 떨어지면서 환차익을 노린 투기세력까지 가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호종목을 면밀히 살피다가 매입초기에 들어가는 것은 몰라도 연속 외국인 순매수를 보인 종목을 따라 들어가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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