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뉴욕증시는 반도체 업종의 반등에 힘입어 상승을 구가했다. 비록 주말엔 7일째 상승을 이어가던 반도체 주가가 다시 하락해 1주일 내내 상승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기는 했지만 상당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2·4분기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나서 추가적인 악화 가능성을 내비쳤던 반도체 업종이 이렇게 상승할 수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증시 격언처럼 동트기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있듯이 기업실적도 회복되기 직전이 가장 나쁘다는 것일까? 주식시장과 실물경제는 분명 차이가 있다.
주식시장은 어제까지 어렵다가도 하루아침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회복이 가능하지만 실물경제는 회복기까지 일정한 시간을 요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반도체 경기 회복을 내일이라도 볼 수 있다는 식의 접근은 피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지난 주 화제가 됐던 메릴린치 보고서의 내용처럼 ”최악의 시기는 지났다”는 평가는 분명 주식시장엔 호재가 된다. 주식시장은 언제나 미래가치를 염두에 두고 투자를 하게 마련이고 당장 3/4분기에 회복되지 못한다해도 연말이나 내년 초에 회복이 가능한 산업이라면 미리 투자수요가 늘고 따라서 주가도 오르기 마련이다. 또한 이번에 의견을 바꾼 메릴린치의 낙관론 합류로 반도체 산업을 밝게보는 애널리스트가 늘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태도에 영향을 미쳤다.
실적 발표가 일단락됐지만 이번주에 다시 중요한 기업들의 실적 공개가 예정돼 있다. 통신장비 업종의 최대 기업인 시스코(7일)와 생활용품 생산업체인 P&G(7일)사가 주목받고 있다.
이중 시스코사의 실적 결과는 최근 반도체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통신장비 업종의 주가 움직임과 나아가서는 IT산업 주식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또한 금주 발표 예정인 산업 생산성 지표와 생산자 물가지수의 경우 오는 21일에 결정될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는 점에서 관심있게 지켜봐야 하겠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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