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업]"경기침체 계속땐 하반기 금융위기"

  • 입력 2001년 8월 5일 18시 27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올 하반기에 기업의 과도한 부채문제가 금융시장불안으로 이어져 경제시스템상의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따라서 정부도 경기회복만을 기다리며 부실기업에 대한 유동성지원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채무구조조정에 나서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회사채신속인수제의 조기종료를 촉구하고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채권단의 2차 유동성지원 논의가 진행중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하반기 회사채 만기도래 현황
전체34조원
투자적격(BBB 이상)11.5조원
투자부적격(BB 이하)12.5조원
·워크아웃기업6.5조원
·현대건설과 하이닉스반도체3.2조원
·쌍용양회 현대석유화학 성신양회0.8조원
(자료:금융감독원)

한국금융연구원 권재중(權才重) 연구위원은 5일 ‘하반기 기업부채문제의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중 국내경기의 회복조짐이 가시화된다면 기업부문의 부채상환문제가 작년 말과 같이 시스템 문제로 확대될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미국경제 침체와 국제금융시장 불안, 국내 경기회복의 부진 등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자칫 심각한 시스템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34조원이지만 채권단의 협조와 산업은행의 회사채신속인수를 통해 문제가 되고 있는 투기등급채권(BB 이하)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권 위원은 “이 같은 판단은 BBB 등급 회사채 7조8000억원의 차환발행에 문제가 없고 산업은행이 인수한 채권을 담보로 한 채권담보부증권(CBO)과 대출담보부증권(CLO) 등에 대한 정부보증이 충분할 때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처럼 정부정책이 유동성지원으로 일관하면 경기회복이 지연될 때 정책이 실효성을 잃고 금융시장이 다시 한번 크게 요동칠 수 있다”며 “부실기업에 대한 유동성지원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더욱 진지한 구조조정노력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재무상황이 악화일로에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회생시킬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검증과 아울러 그렇게 판단된다면 독자생존이 가능하도록 근본적인 부채구조조정이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