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교수는 간호사와 환자들 사이에서 ‘한국 신사’로 통한다. 병원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깍듯이 존대말을 사용하는 등 남다른 예절 때문.회진 때마다 환자의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경청해 예정 시간을 넘기기 일쑤여서 ‘넉넉한 남자’라고도 불린다.
이교수는 “개인적으로 ‘카리스마’란 단어를 싫어한다”며 “오래 전부터 의사는 환자의 가장 절친한 ‘동료’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 하루 150여명의 환자를 돌보는 의사가 자신의 건강도 못 지킨다면 ‘자격 미달’이라고 생각한다. 20년 전 하루 한갑씩 피던 담배를 끊었고 술과 커피도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은 10여년 전 미국 교환교수 시절부터 시작한 조깅. 아무리 바빠도 매일 저녁 한시간씩 여의도에 있는 집과 인근 공원을 오가며 땀을 흘린다. 그는 그동안 해외 유명 학술지에 30여편의 논문을 발표해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다. 그는 베스트 중견의사로 선정된데 대해 “훌륭한 교수님들과 함께 이름이 오른 것만도 영광”이라며 “환자 진료와 연구 활동에 더욱 전념하라는 ‘채찍질’로 여기겠다”고 말했다.
-국내 류머티즘 질환의 발병률과 발병 경향은….
“류머티즘 질환의 종류는 100여가지 이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7명 중 1명이 각종 류머티즘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류머티스 관절염은 전체 인구의 1%, 뼈 관절염(퇴행 관절염)은 14%나 돼 ‘대중 질환’으로 자리잡았다. 최근 몇년새 30대 여성을 중심으로 루푸스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조기 치료를 하면 10년 생존율이 85∼90%를 웃돌지만 방치할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왜 여성이 류머티즘 질환에 더 잘 걸리나?
“류머티스 관절염, 루푸스, 다발 경화증 등 인체의 면역 체계가 몸의 장기나 세포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의 경우 여성 환자가 월등히 많다. 주로 여성 호르몬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추정되며 관련 연구가 진행중이다. 현재까지 몇가지 이론과 가설이 제기됐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류머티스 관절염과 뼈 관절염의 차이는.
“관절염의 80%를 차지하는 뼈 관절염은 물렁뼈가 닳아 뼈마디가 부딪히거나 뼈 조각이 주변을 찔러 아픈 질환이다. 주로 50대 이상 환자가 많고 저녁에 통증이 찾아온다. 반면 류머티스 관절염은 면역 체계가 고장나 백혈구가 정상 관절을 공격해 염증을 일으킨다. 주로 30∼50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 곳곳의 관절이 뻣뻣해지면서 1시간 이상 아프고 △손발가락의 마디가 붓고 아픈 증세가 6주 이상 지속되며 △잦은 피로감, 미열,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관절염의 최신 치료법은?
“관절염 치료제는 장기 복용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기존 치료제로 많이 사용된 비스테로이드제제(NSAID)는 위출혈 등 심각한 위장 장애가 단점이었다.
최근 개발된 ‘콕스-2’ 억제제인 바이옥스, 쎄레브렉스는 부작용을 대폭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였다. 그러나 심장 병력이 있는 고령자의 경우는 사용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릎 관절염이 심할 경우 염증이 생긴 관절을 둘러싼 활막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지만 염증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다. 최근에는 방사선 동위원소인 홀뮴으로 관절의 염증 부위를 100% 가까이 제거하는 치료법이 개발돼 임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완치될 수 없나.
“현재로선 조기 발견을 통한 꾸준한 치료만이 최선책이다. 조기 발견한 이후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일상 생활에 거의 지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약을 끊게 되면 70∼80%가 3개월 이내 재발하게 된다.
-각종 관절염의 예방법은?.
“뼈 관절염을 예방하려면 특정한 관절을 장시간 무리하게 사용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관절을 다쳤을땐 반드시 완치 때까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특별한 예방법이 없지만 균형잡힌 식사와 수영 등 관절에 부담이 적은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또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체내 면역기능이 저하돼 증세가 악화될 수 있으므로 제 때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어떻게 뽑았나▼
류마티즘 질환 베스트 중견의사 | |
이 름 | 소속병원 |
이수곤 | 연세대 세브란스 |
유대현 | 한양대 |
송영욱 | 서울대 |
배상철 | 한양대 |
조철수 | 가톨릭대 강남성모 |
김현아 | 한림대 강동성심 |
유 빈 | 울산대 서울중앙 |
송관규 | 고려대 안암 |
김호연 | 가톨릭대 강남성모 |
박 원 | 인하대 |
이은봉 | 서울대 |
고은미 | 성균관대 삼성서울 |
이윤우 | 인제대 일산백 |
양형인 | 경희대 |
정원태 | 동아대 |
최정윤 | 대구 가톨릭대 |
남동호 | 아주대 |
차훈석 | 성균관대 삼성서울 |
이상헌 | 가톨릭대 여의도성모 |
박성환 | 가톨릭대 강남성모 |
류머티즘 부문 메디컬 프런티어 에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수곤 교수, 한양대 류마티스병원의 유대현 배상철 교수, 서울대병원의 송영욱 교수가 선두권을 형성했다.
이는 동아일보사가 전국 16개 의대에서 류머티즘을 전공하는 교수 41명에게 50세 이하 의사 중 △가족이 아프면 맡기고 싶고 △치료 및 연구에서 뛰어난 업적을 보인 중견 의사 5명씩을 추천받아 집계한 결과다.
이들 4명의 교수는 전국적으로 고른 추천을 받아 집계 과정에서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했으며 종합 점수 최종 집계에서 이 교수가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유 교수와 배 교수는 같은 병원 소속이어서 표가 분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두 교수가 속한 한양대 류마티스병원은 국내 첫 류머티즘 전문병원으로 설립돼 매년 10만명의 외래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의 조철수 교수도 전국 교수들에게 고른 추천을 받아 선두권 을 위협했으며 올해 한양대병원을 퇴임한 류머티즘의 메신저 김성윤 박사와 강남성모병원의 김호연 교수, 일산백병원의 이윤우 교수는 50세가 넘었는데도 많은 교수들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병원별로는 한양대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강남성모병원, 서울중앙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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