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경제 에세이]잠실 재건축 투자 소문만 믿다 큰코 다쳐

  • 입력 2001년 8월 5일 18시 38분


나는 서울 잠실 재건축지구에서 10년째 부동산 중개인으로 일하고 있다. 잠실지역에서는 전문가라는 나름대로의 자부심이 적지 않다. 이 곳은 요즘 재건축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어 투자자들의 발걸음도 잦은 편이다.

사실 잠실은 재건축의 대명사라고 부를 만하다. 교통과 문화 교육의 삼박자를 모두 갖췄고 재건축을 했을 경우 강남과 송파지역의 중심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크다. 이 때문에 각 재건축조합마다 1순위로 사업승인을 받으려고 심혈을 기울이고 있기도 하다.

잠실 재건축 아파트를 구입하는 분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본인이 직접 입주하려는 경우이다. 둘째는 자녀들의 결혼 후 입주용으로 준비하는 것이고 셋째는 저금리시대의 투자대상으로 삼는 경우이다.

어느 경우라고 해도 잠실 재건축에 ‘황금빛 기대’만을 안고 투자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다. 2억원짜리 매물을 사면서 융자 1억원, 현금 5000만원, 전세보증금 5000만원 등으로 자금을 마련해 투자하는 경우도 보았다.

잠실지역은 4∼5년 뒤에나 입주가 시작되는 곳이기 때문에 이렇게 큰 투자금액을 미리 지출하면 돈이 묶여 결국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또 어느 단지가 먼저 사업승인이 날지 알 수 없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어느 단지가 먼저 승인이 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기는 하지만 전적으로 믿기는 어렵다. 5개 단지 중에서 한 곳만 사업승인 결정되고 나머지 4개 단지는 시기조정 위원회에서 시점을 조정하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잠실지역 아파트 가격이 전체적으로 연초에 비해 4000만∼8000만원 올랐다.

사업승인을 받는 단지는 상승 여력이 있겠지만 승인이 나지 않은 단지는 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는 점도 주의할 요소다.

앞으로는 주식에 이어 부동산이 재테크의 주요 대상이 될 것 같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은 과거처럼 무차별적으로 가격이 오르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 부동산시장의 흐름과 변수를 잘 따져서 투자하는 지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잠실에덴공인 김치순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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