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선언, 작년과 비교]러, 한반도 영향력 회복 자신감

  • 입력 2001년 8월 5일 18시 38분


지난해 7월의 북러 공동선언과 올 2월의 한러 공동성명, 그리고 이번 ‘모스크바 선언’을 비교해 보면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한 러시아의 집요한 노력을 읽을 수 있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의 대 한반도 실리 외교가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러시아의 이런 의도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한국 정부의 과제”라고 말했다.

남북한과 러시아간의 공동선언 또는 공동성명 비교

항목북-러 공동선언(2000년7월19일, 평양)한-러 공동성명(2001년2월27일, 서울)북-러 모스크바선언(2001년8월4일, 모스크바)
남북관계 및한반도 정세-조선민족의 자주적으로 해결 노 력 환영-외부의 간섭 불허용-러시아,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김대 중대통령의 노력 긍정 평가-남북 화해와 협력은 동북아 및 아태 지역에 발전의 잠재력-러시아, 남북 합의와 남북대화 존중-북한, 주한미군 철수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 화와 안보에 미룰 수 없는 초미의 문제임을 설명
러시아의 대한반도역할-러시아, 남북 합의 지지 확인-러시아,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 정 착에 기여 용의표명-한반도에서의 건설적이며 책임 있는 역할 수 행할 용의
탄도탄요격미사일(ABM)제한조약-ABM조약 유지 강화해야-ABM조약 보존 강화

-전략적 안정의 초석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제-ABM조약 수정 합리화를 위해 일부 국가의 미사일 위협을 구실 삼는 것은 근거 없음-언급 없음-북, 북한의 미사일 계획은 평화적 성격으로 어느 나라에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확언-러시아, 북한의 이런 입장 환영

러시아는 이번 ‘모스크바 선언’에서 한반도의 긍정적인 과정에 건설적이고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할 용의가 있음을 확언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북러 공동선언’에서는 한반도문제에 대한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특히 이번 선언에서 숙원사업인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의 연결문제를 공식화하는 데 성공했다. 러시아는 올 2월 ‘한러 공동성명’에서도 이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싶어했지만 우리측이 “북한의 동의부터 얻어라”는 전제조건을 내거는 바람에 무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제 추진과 관련이 있는 탄도탄요격미사일(ABM) 제한조약에 대해서도 러시아는 최근 미-러 간 MD대화를 의식한 듯 ABM 협정 준수 요구의 강도를 낮추고 그 대신 북한 미사일 계획의 평화적 성격을 강조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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