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하라, 日왜곡교과서반대 시민단체 비난

  • 입력 2001년 8월 5일 18시 38분


일본의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東京)도지사가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하 모임)이 집필한 중학교 역사교과서를 3일 두둔하면서 교재 채택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를 비난했다.

이시하라 지사는 이날 정례기자회견에서 도교육위원회가 일부 특수학교의 교재로 모임교과서를 채택하려는 데 대해 “도교육위가 주도권을 갖고 결정하면 옳다고 할 수밖에 없다”며 도교육위의 판단을 치켜세웠다.

그는 이어 “요즘 일부 교과서에 대해 엄청난 항의 협박전화가 걸려와 큰일이다. 더욱이 그들 뒤에는 외국세력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양식을 갖춘 시민들이 벌이고 있는 모임교과서 채택 반대운동을 한국 중국 등의 사주에 의한 것으로 몰려는 것이다.

이시하라 지사의 이날 발언은 모임교과서의 채택률이 낮자 초조해진 모임측이 요청해 이뤄진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그는 모임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하기 전인 2월 학교장과 교육위원에게 “교과서는 교사가 아니라 교육위원이 결정해야 한다”며 모임측 주장을 되풀이한 바 있다. 당시 시민단체들은 이 같은 사정 때문에 일본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 중 모임교과서를 채택할 가능성이 제일 큰 ‘위험지구’로 도쿄도를 꼽았다.

하지만 4일 현재까지 도쿄의 54개 교과서 채택 지구 중 10여개가 역사 교재를 정했으나 모임교과서를 택한 곳은 한 곳도 없다. 이는 시민단체의 조직적인 반대운동 영향도 컸다. 시민단체들은 결정시한인 15일을 앞두고 기습적으로 모임교과서를 채택하는 일이 생길지 몰라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시하라 지사의 적극 지원에도 불구하고 도쿄에서 모임교과서 채택률이 예상을 밑돌면 모임측의 타격은 클 것으로 보인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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