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을 살펴보자. 무언가 빠르게 지나간 흔적이 보인다. 이게 과연 뭘까? 핫도그 먹는 남자의 손에 들린 것이 겨자병 같기는 한데…. 소비자의 궁금증은 최고조에 오른다.
여기까지에서 광고를 100% 이해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궁금증은 시선이 끝나는 맨 끝자리로 가서야 비로소 통쾌한 웃음으로 바뀐다. ‘300마력, 빠르다.’ 단 한줄의 카피가 명확한 결론을 내린다. 바람처럼 지나가는 자동차가 겨자를 흩날려 양복에 묻힌 것이다.
일본 토요타자동차의 렉서스(Lexus)는 자동차의 품질을 규정하는 다양한 기능 중 ‘속도’에 초점을 맞추었다. 간결한 주제선택은 광고의 메시지를 깔끔하게 하는 것과 동시에 제품의 특성을 최대한 돋보이게 한다.
단순히 ‘이 제품은 이런 점이 좋습니다’가 아닌 극적인 상황을 연출해 주제에 접목시킨 점도 눈에 띈다. 계기판이나 엔진 등 속도를 연상케하는 ‘진부한’ 소재를 등장시키지 않고 차의 속도를 더욱 극명하게, 게다가 예상치 못한 재미까지 곁들여 전달하는 것이다.
접근부터가 차별화된 광고, 독특한 크리에이티브의 작품이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법이다.
손 정 환(다이아몬드베이츠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