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AE’였던 그는 99년 자원해서 직종을 크리에이터로 바꾸고 제작 현업에 뛰어들었다. 지금은 11명의 팀원을 거느린 제작팀장(CD·Creative Director). 그러나 초반엔 ‘초보’티를 벗지 못하고 시행착오를 거듭해야 했다.
“나이가 30대 중반을 넘었지만 감각에서 후배들에게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지요. 단순히 광고를 기획하는데서 벗어나 나만의 아이디어로 직접 광고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AE 출신이라는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그는 굵직한 광고의 수주경쟁이 붙을 때마다 색다른 아이디어를 내걸고 프리젠테이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 결과 SK의 오케이 캐쉬백, 외환은행, 해태제과 등의 계약을 따냈다.
오팀장이 가장 애착을 갖는 광고는 99년 축구해설가 신문선씨를 코믹한 분위기의 모델로 등장시킨 인터넷경매 옥션의 CF. 직종을 바꾼 뒤 처음 만든 작품인데다 기발한 발상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잘나가는 AE’에서 ‘유능한 CD’로 변신한 그의 광고관은 단순명쾌하다.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광고, 고정관념을 깨는 광고, 처음보는 새로운 광고가 좋은 광고입니다. 요즘같은 ‘광고의 홍수시대’에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색다른 광고만이 시청자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18일짜리 해외연수자로 선발된 그는 또한번의 자극을 얻기 위해 3일 남미의 아마존 밀림으로 훌쩍 떠났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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