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포커스] '올 3분기 VS 내년 2분기' …삼성전자 매수시점은

  • 입력 2001년 8월 14일 08시 29분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반도체 주식에 대한 매수논쟁이 또 한차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미국증시에서 반도체업종에 대한 투자등급 상향조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증권은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등급을 비중확대(Overweight)로 상향조정했다. 반도체 업종이 빠르면 4분기, 늦어도 내년초부터 바닥권에서 탈출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인텔을 비롯한 아날로그 디바이스(Analog Devices) 맥심 인터그레이티드 프로덕츠(Maxim Integrated Products) 등 반도체주식을 매수목록에 올려놓았다. 리니어 테크놀로지(Linear Technology) 등은 시장평균상회(market outperformer)등급으로 상향조정했다..

골드만삭스증권의 투자등급 상향조정의 영향으로 나스닥지수는 7일만에(매매일 기준)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 주말보다 25.78포인트(1.32%) 오른 1982.25으로 마감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일 메릴린치증권도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했다.

미국 본사 반도체 애널리스트인 조 오사는 "반도체 업체가 여전히 과잉설비투자와 수요부진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조만간 '최악의 상황'은 끝날 것이다"고 전망했다.

댄 헤일러(Dan Heyler) 아시아 태평양지역 반도체 애널리스트도 13일 대만 반도체 업체가 바닥권을 탈출하고 있다며 조 오사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는 "7월중 대만반도체 업체의 출하량이 6월에 비해 4% 증가했다"며 "비록 소폭이지만 의미있는 회복이다"고 설명했다.

SG증권도 반도체산업이 3분기후반부터 회복세를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심지어 예상보다 바닥권 탈출시점이 늦어지더라도 DRAM가격은 자율적인 감산과 구조조정으로 4분기부터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이들 입장에 동의하는 국내 증권사들은 3분기중에 삼성전자에 대한 비중을 늘리라고 주장한다.

김성인 동원경제연구소 애널리스트는 "감산과 재고량 소진추세를 볼 때 9월부터 DRAM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다"고 전망한다. 즉 4분기 DRAM 평균판매가격이 3분기에 비해 20%정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지만 그는 "가격상승이 수요회복보다는 감산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원가구조와 제품구성이 우수한 소수업체들만 수혜를 입을 것이다"며 "삼성전자가 대표적인 수혜주다"고 주장했다.

이런 맥락에서 8월말부터 삼성전자를 매수추천하고 있다.

민후식 한국투신증권 애널리스트도 대만 반도체 업체를 방문하고 발표한 13일자 보고서에서 "대만 반도체산업은 전월대비 생산량 감소현상이 현저히 둔화되고 있다"며 "공급측면에서 3분기가 바닥권이라는 공감대가 대만 반도체업체들 사이에서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반도체 업체에 대해서도 △신학기, 크리스마스 등 계절적 요인 △윈도XP 등 신제품 출시 △금리인하 등 전세계적인 경기부양노력 등을 근거로 3분기가 바닥권이며 4분기부터 점진적인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분석아래 그는 지금부터 삼성전자를 매수하라고 적극 권한다. 목표가격은 27만원. 다만 3분기중에는 18만원에서 21만원사이의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여전히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주식 매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는 시장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미국증시에선 레먼브라더스증권과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 그리고 CSFB증권 등이 반도체 주식의 매수시점을 늦추라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국내증시에서도 모건스탠리딘위터증권 등에서 삼성전자에 대해 중립적인 견해를 밝힌 상태다.

과잉공급과 수요부진으로 반도체 가격이 내년 2분기이후에나 회복세로 돌아선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최석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13일 "시장참가자들이 윈도XP 출시와 펜티엄Ⅳ 가격 인하에 과도한 기대를 걸고 있다"며 "DRAM가격은 내년 2분기 이후에나 회복세로 돌어설 것이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도 내년 2분기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현시점에서 '중립'이라고 밝혔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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