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15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 평화공존의 첫걸음을 떼었다고는 하나 그것이 통일로 이어지기까지는 아직 요원할 듯싶다. 특히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자유민주주의체제로서의 통일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오랜 인내가 필요할 것이다.
노력과 인내에는 우리 사회의 민주적 통합이 절실히 요구된다. 다양한 의견 속에 상호이해와 존중을 통해 이뤄내는 통합이야말로 민주사회 최고의 가치이자 힘이다. 그러나 오랜 민주화의 과정을 거쳐 도달한 오늘 한국사회의 모습은 어떠한가.
어제 사회 각계 원로 115인은 광복절을 맞아 성명을 내고 “오늘 우리는 불신과 반목 속에서 ‘흔들리는 나라’에 대한 불안에 사로잡혀 있다”고 우려했다. 이 성명은 “지금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은 옛 역사의 ‘낡은 장부’를 뒤적이면서 적과 동지의 이분법으로 세상을 가르는 데 온 힘을 쏟아붓고 있는 살벌한 풍경”이라고 지적했다.
오늘의 우리 사회가 마치 반세기 전 해방정국으로 되돌아간 듯 극심한 대립과 국론분열에 직면하고 있다는 고언(苦言)이다.
집권측은 원로들의 고언에 귀기울여야 한다. 세상을 ‘적과 동지’로 갈라놓은 오늘의 현실이 무엇에서 비롯됐는지, 그 가장 큰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앞세운 이 정부가 어쩌다가 사회주의적이라는 소리를 듣고 심지어 우리의 건국이념인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한다는 정체성에 관한 비난까지 듣게 되었는지 성찰하고 반성해야 한다. 행여 의견이 다른 상대를 설득하고 포용하기보다는 우리만 옳다는 식의 독선과 그릇된 우월주의를 고집하다가 오늘의 대립과 분열을 초래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원로들이 말하듯 ‘독점하는 권력’에서 ‘봉사하는 권력’으로의 의식 전환이 없으면 대립과 분열을 신뢰와 통합으로 이끌 수 없다. 물론 대립과 분열의 모든 책임을 집권측에만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력이 국민과 사회의 통합보다는 정권의 이해에 매달려 분열을 재촉한다면 그 어떤 통합노력도 무위에 그칠 것이다. 광복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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