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북미 車 빅3시대 저물어간다"

  • 입력 2001년 8월 14일 18시 31분


지난 60년간 북미 자동차 시장을 지배해온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3사의 ‘빅3’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미국의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 저널이 13일 보도했다.

저널은 이날 미국 자동차산업의 메카인 디트로이트발 1면 머리기사를 통해 “빅3의 시장점유율이 꾸준히 낮아지고 있으며 이 같은 추세가 뒤집어질 희망은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GM의 경우 최전성기인 62년 자동차 시장의 50.7%를 점유했으나 올해 시장 점유율은 27.9%에 그쳤다. 현재 포드의 시장 점유율은 23.2%, 크라이슬러의 점유율은 13.8%이다. 크라이슬러는 98년 독일의 다임러사와 합병, 다임러크라이슬러 AG그룹의 일원이 됐다.

3사의 시장 점유율은 70년대 중반엔 80% 이상, 95년엔 73.5%였으나 지난달엔 61.2%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 토요타의 시장 점유율은 10%, 혼다는 7%로 성장하는 등 외제 자동차들이 미국 시장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고급 승용차의 대명사였던 GM의 캐딜락은 98년까지만 해도 거의 60년간 고급승용차 시장을 석권해 왔으나 현재는 토요타의 렉서스, BMW, 벤츠, 포드의 링컨, 혼다의 아쿠라 등에 밀려 6위로 전락한 상태.

저널은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저가 시장을 삼킨 데 이어 마진이 더 큰 스포츠 차량과 미니 밴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현대자동차의 올해 미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1.9%. GM의 수입차 견제용인 새턴과 포드의 머큐리는 물론 일본의 미쓰비시나 마쓰다보다 높다.

미국의 빅3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외국 자동차업체들의 대미 투자가 성공했고 이들이 품질과 기술면에서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차량을 생산하는 데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저널은 분석했다. 미 자동차 업계는 최근 경영진을 대거 물갈이하고 잉여인력 감축 문제를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등 수입차의 공세에 맞서 나름대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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