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은 또한 적어도 8개 도시를 돌면서 ‘인간적인 가치’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연설을 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8월 11일부터 한달간을 핵심지역 순회기간으로 정해놓았다. 이 기간 중 대통령은 워싱턴의 엘리트들로부터 도망쳐 가정으로 대표되는 단단한 미국적 가치들을 강조하게 될 것이다. 대통령의 대변인인 스콧 매클레란은 가정의 가치에 대해 대통령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사람들이 혹시 알아차리지 못할까봐 걱정이 됐는지 지난주에 기자 브리핑을 시작하면서 첫 문장에서 ‘가정’이라는 말을 무려 3번이나 사용했다.
그리고 의회 의원들을 겨냥한 듯 이런 말을 덧붙였다. “의원들이 워싱턴을 떠나 있는 기간이 대통령보다 짧기는 하지만, 대통령은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가정으로 돌아오는 것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텍사스주 크로퍼드에서 이번 한달을 보내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여기가 바로 대통령의 집이니까요.”
이 날 대통령은 아침 일찍 일어나 답답한 실내에서 러닝머신을 사용해야 했던 백악관에서와 달리 자유로운 야외에서 조깅을 즐겼다. 그러고나서 안보담당 보좌관인 콘돌리자 라이스와 전화로 마케도니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이어 참모 4명과 만났다.
매클레란씨는 대통령이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보통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싶어한다면서 순회여행 중에 그 소원을 실천에 옮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여론조사에서는 대다수의 국민이 부시 대통령에 대해 호의적인 인상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가 보통사람들의 생각과 삶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매클레란씨는 “워싱턴을 벗어나 국민의 생각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워싱턴에서는 대통령이 강조하고 싶어하는 인간적인 가치들이 쉽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허드슨 연구소의 마셜 휘트먼은 “대통령이 워싱턴에 저항하고 있으며, 자신이 일을 대충 하면서 빈둥거리고 있다는 인식과도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을 떠나 크로퍼드에 머무는 것으로 대통령 자신이 워싱턴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워싱턴을 경멸하는 보통사람이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주려 한다는 것이다.
휘트먼씨는 또한 텍사스 중부는 클린턴 대통령이 자주 휴가를 즐겼던 마서스 빈야드의 엘리트주의적인 분위기와 반대되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반(反) 클린턴을 지향하기 때문에 휴가지도 클린턴과 반대되는 곳을 고른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주에 크로퍼드의 농장을 떠나 앨버커키와 밀워키, 그리고 펜실베이니아주를 거쳐 다시 텍사스주 샌안토니오로 돌아오는 순회여행을 시작했다. 대통령은 이번 여행에서 미국인들의 마음 속에 자신의 이미지를 새롭게 심을 뿐만 아니라 지난 선거에서 아슬아슬한 접전을 벌였던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을 방문함으로써 2004년의 선거를 위한 초석을 다지려고 하고 있다. 그 때문인지 이번 여행은 왠지 선거운동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http://www.nytimes.com/2001/08/07/politics/07BUSH.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