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한나라 시국강연회 "언론을 도둑으로 몰다니…"

  • 입력 2001년 8월 17일 18시 17분


환호 답례
환호 답례
한나라당은 17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대규모 시국강연회를 열고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당중진이 총동원돼 언론사 세무조사를 비롯해 정부 여당의 실정(失政)과 각종 개혁정책의 실패를 수위 높은 발언으로 강력히 성토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불볕더위에도 불구하고 서울 인천 경기지역 지구당에서 동원된 한나라당 당원과 일반시민 등이 다수(경찰추산 1만5000명, 한나라당 추산 3만명) 참석했다. 청중들은 연사들이 정부 여당을 성토하는 대목에서 환호와 박수갈채로 호응하는 등 시종 열띤 분위기였다. 강연회장에 마련된 1만개의 의자는 거의 찼고, 주최측이 준비한 모자 및 음료수 2만개도 모두 동이 났다. 한나라당측은 강연회 후 “국민의 정권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단적으로 보여준 집회”라고 자평했다. 다음은 주요 발언 내용.

▽강인섭(姜仁燮) 서울시지부장〓민족의 값진 자산인 동아 조선일보는 일제강점기 강제 휴간 정간을 당하면서도 사주가 구속된 일이 없었다. 권력의 비위를 거슬리게 하는 기사를 썼다고 해서 사주까지 구속하려는 게 말이 되느냐.

▽서청원(徐淸源) 의원〓이 정권이 3년 동안 국민을 무시하고 정권 재창출에 혈안이 되는 바람에 사회가 갈기갈기 찢어졌다. 교육개혁을 한다면서 좋은 선생님들을 다 쫓아내 학생들 성적이 단군 이래 최하위가 됐다.

▽홍사덕(洪思德) 의원〓한나라당의 언론 자유 수호 투쟁은 대한민국이 정부 시책을 비판하는 자유가 없는 북한처럼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한 구국투쟁이요, 호헌투쟁이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작년 남북공동선언에서 합의한 것보다 진전된 협정을 할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손학규(孫鶴圭) 의원〓김대중 정부가 한 것이라면 정치보복하면서 사람들 가두고 의원들 꿔주고 동네 개도 10만원짜리 수표를 물고 다닌다는 금권선거뿐이다. 이 정권은 교육개혁으로 선생님을 도둑으로, 의약분업으로 의사를 도둑으로, 언론개혁으로 언론인을 도둑으로 몰았다.

▽이명박(李明博) 국가혁신위 미래경쟁력분과위원장〓김 대통령은 외환위기를 극복한 대통령이 아니라 이 나라 경제를 살릴 기회를 놓친 실패한 대통령이다. 이 정권은 정권재창출을 위해 반짝 경기를 살리려고 10조원을 풀겠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마약과 같은 것이다.

▽이회창 총재〓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포용정책이 아니라 조공(朝貢)정책이라고 해야 옳다.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김정일의 발언에 대해 항의 한번 못하면서 서울 답방만을 애걸하고 있다.

▽송영대(宋榮大) 전 통일원차관〓우리 사회가 불그스름하게 변하고 있는 것은 정부의 잘못된 통일정책 때문이다. 얼마 전 민주당의 통일헌법 논의는 헌정질서 파괴 행위이다.

▽김덕룡(金德龍) 의원〓대통령의 8·15 경축사는 자기 반성도, 국정쇄신도 없는 ‘사오정 경축사’였다. 김 대통령이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김 대통령은 민주당 당적을 버리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돌아와야 한다.

▽최병렬(崔秉烈) 부총재〓3일 동안 연설 준비했으나 폭염에 시달리는 시민들을 위해 연설대신 ‘도탄에 빠진 민생을 살려내라’‘김정일 위원장 답방을 국내정치에 써먹지 말라’는 구호를 외치겠다.

<송인수·선대인기자>is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