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강연회에는 불볕더위에도 불구하고 서울 인천 경기지역 지구당에서 동원된 한나라당 당원과 일반시민 등이 다수(경찰추산 1만5000명, 한나라당 추산 3만명) 참석했다. 청중들은 연사들이 정부 여당을 성토하는 대목에서 환호와 박수갈채로 호응하는 등 시종 열띤 분위기였다. 강연회장에 마련된 1만개의 의자는 거의 찼고, 주최측이 준비한 모자 및 음료수 2만개도 모두 동이 났다. 한나라당측은 강연회 후 “국민의 정권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단적으로 보여준 집회”라고 자평했다. 다음은 주요 발언 내용.
▽강인섭(姜仁燮) 서울시지부장〓민족의 값진 자산인 동아 조선일보는 일제강점기 강제 휴간 정간을 당하면서도 사주가 구속된 일이 없었다. 권력의 비위를 거슬리게 하는 기사를 썼다고 해서 사주까지 구속하려는 게 말이 되느냐.
▽서청원(徐淸源) 의원〓이 정권이 3년 동안 국민을 무시하고 정권 재창출에 혈안이 되는 바람에 사회가 갈기갈기 찢어졌다. 교육개혁을 한다면서 좋은 선생님들을 다 쫓아내 학생들 성적이 단군 이래 최하위가 됐다.
▽홍사덕(洪思德) 의원〓한나라당의 언론 자유 수호 투쟁은 대한민국이 정부 시책을 비판하는 자유가 없는 북한처럼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한 구국투쟁이요, 호헌투쟁이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작년 남북공동선언에서 합의한 것보다 진전된 협정을 할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손학규(孫鶴圭) 의원〓김대중 정부가 한 것이라면 정치보복하면서 사람들 가두고 의원들 꿔주고 동네 개도 10만원짜리 수표를 물고 다닌다는 금권선거뿐이다. 이 정권은 교육개혁으로 선생님을 도둑으로, 의약분업으로 의사를 도둑으로, 언론개혁으로 언론인을 도둑으로 몰았다.
▽이명박(李明博) 국가혁신위 미래경쟁력분과위원장〓김 대통령은 외환위기를 극복한 대통령이 아니라 이 나라 경제를 살릴 기회를 놓친 실패한 대통령이다. 이 정권은 정권재창출을 위해 반짝 경기를 살리려고 10조원을 풀겠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마약과 같은 것이다.
▽이회창 총재〓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포용정책이 아니라 조공(朝貢)정책이라고 해야 옳다.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김정일의 발언에 대해 항의 한번 못하면서 서울 답방만을 애걸하고 있다.
▽송영대(宋榮大) 전 통일원차관〓우리 사회가 불그스름하게 변하고 있는 것은 정부의 잘못된 통일정책 때문이다. 얼마 전 민주당의 통일헌법 논의는 헌정질서 파괴 행위이다.
▽김덕룡(金德龍) 의원〓대통령의 8·15 경축사는 자기 반성도, 국정쇄신도 없는 ‘사오정 경축사’였다. 김 대통령이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김 대통령은 민주당 당적을 버리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돌아와야 한다.
▽최병렬(崔秉烈) 부총재〓3일 동안 연설 준비했으나 폭염에 시달리는 시민들을 위해 연설대신 ‘도탄에 빠진 민생을 살려내라’‘김정일 위원장 답방을 국내정치에 써먹지 말라’는 구호를 외치겠다.
<송인수·선대인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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