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국의 신문 기자나 한국 야구 관계자들은 "한국 프로야구의 인기가 하락한 것은 유망주들이 모두 해외로 나갔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한국의 정치, 사회가 싫어 캐나다, 호주로 이민가는 사람들 때문에 한국이 발전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이야기다. 한국이 발전할 수 없었던 것은 한국의 정치인과 소위 '가진 자'들 때문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한국 야구가 인기와 발전이 없는 것은 20여명 정도 되는 해외파가 한국을 떠난 것 때문이 아니다. 이는 '힘있는 자'들이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주장하는 것이고 여론이 '힘있는 자'들에 좇아가고 있는 것일 뿐이다.
박찬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는 최근 LA타임스지의 라스 뉴핸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어린 선수들은 (감독으로부터) 호되게 꾸짖음을 받고 심지어 맞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얼마 전 MBC-TV의 VOD 서비스로 어린이 프로를 본 적이 있는데 내용은 어린이 야구에 대한 것이었다. 승률 95%의 화곡 초등학교와 모 초등학교의 경기였는데 모 초등학교의 감독은 경기 중 선수들을 모아 놓고 "너희들 지려고 게임하냐?"며 소리를 질렀고 선수들은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TV 카메라가 있는데도 이 정도인데 없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짐작이 된다.
물론 모든 코치들이 이런 방식의 교육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한국 코치들은 파워와 나이로 선수들을 누르려고 한다는 것이 '경험자'들의 증언이다.
또 얼마 전에 ICCsports에서 특집 기사로 나간 바 있는 '투수들의 혹사'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채태인 선수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고교 2년때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45이닝을 던졌다"고 말했는데 한국 야구의 발전을 저해 하는 요소는 바로 학교와 감독들의 무지와 이기심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활동했던 O씨는 "장래를 내다 보지 않고 당장의 승리에만 급급한 구단주들이 야구 발전을 저해한 장본인이다"라고 주장한다. '승리'가 최선인 것은 리틀야구, 중학교야구, 고교 야구도 마찬가지다. 물론 모 초등학교 감독의 말처럼 게임을 지려고 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기려면 그만큼의 여건이 마련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상식이다.
프로야구 선수였던 ㅁ씨는 "스포츠 신문 기자들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ㅁ씨는 "기자들은 전에 봤건 나이가 어리건 상관 없이 선수들을 보자 마자 반말을 한다. 모욕감을 느끼는 선수가 한 둘이 아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신문사에서 그렇게 하라고 교육을 한다고 한다. 또한 신문 기자에게 잘 못 보이면 그날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다음날 부정적인 기사가 나간다"고 지적했다.
ㅁ씨는 "어떤 기자는 처음 본 선수가 예의 바르게 대하자 다음날 최고의 유망주다라는 기사를 써 선수들 사이에 비웃음을 산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미국에 진출한 선수들의 말을 들어보면 한국을 떠난 이유가 여러 가지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국가 대표 선발에 비리가 있어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선수를 키우려고 하지 않는 지도자와 구단들에 실망했다 ▶선수를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싶다. ▶미래가 불투명하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결해주지 않는다 등이다.
지난해 한 프로야구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쓰러져 식물인간이 됐지만 한국 야구계의 그 어느 누구도 실질적인 해결점을 찾고자 하지 않았던 것은 더욱 한국 야구에 대한 염증을 느끼게 한다.
한국 야구를 죽이는 것은 해외파 선수들이 아니라 한국 야구를 이끄는 사람들이다. 일간 스포츠의 한 칼럼니트스가 쓴 말로 이 글을 마무리 한다.
"박찬호가 만약 미국 야구를 경험하지 않고 한국에 남았다면 과연 프로야구에서 몇 승 투수가 됐을까? 아마 10승을 올리면 잘 한 것이었을 것이다."
「저 작 권 자: ICC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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