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킥보드는 누구의 아이디어일까.
바로 1년중 겨울이 대부분인 노르딕지역 사람들이다. 눈과 얼음으로 덮힌 지역을 이동하기 위해 노르딕지역민들이 만들어낸 눈썰매의 일종인 ‘킥슬레드’(kicksled)가 킥보드의 원조다.
킥슬레드를 우리나라 썰매와 비교하면 두 개의 날이 있는 것은 비슷하나 앉는 널판이 없어 서서 타는 것이 다른 점이다. 따라서 킥슬레드는 못이 달린 작은 막대기로 얼음을 지치지 않고 한쪽 발로 눈과 얼음을 지친다. 명칭에 ‘킥’이 들어가는 것도 이때문.
100여년전만 해도 킥슬레드는 핀란드에서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케이팅과 함께 3대 겨울스포츠로 각광받아 매년 대규모 대회가 열릴 정도였다. 하지만 올림픽종목으로까지 발전한 스키나 스케이팅과는 달리 킥슬레드는 한동안 침체기를 맞았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킥슬레드는 레포츠 인구의 증가를 등에 엎고 다시 중흥기를 맞이하며 현재는 200m부터 100㎞까지 다양한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이같은 인기는 얼음위에서 킥슬레드를 타고 200m를 주파하는 데 20여초면 충분할 정도의 뛰어난 스피드가 현대인들의 구미에 딱 맞았기 때문.
킥슬레드가 이처럼 다시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고민이 생겨났다. 눈과 얼음이 녹은 여름에도 즐길 수 없을 까라는 것.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필요는 발명을 만들어내기 때문. 그래서 나온 킥슬레드의 자손들이 ‘휠 슬레드’(wheel sleds)와 ‘스쿠터’(scooters) ‘킥바이크’(kickbike)들.
휠 슬레드는 킥슬레드의 양 날대신 네 개의 바퀴를 달은 것으로 킥보드도 이것의 일종이다. 스쿠터는 최근 국내에 선보인 모터를 단 킥보드와 같은 기구. 킥바이크는 자전거의 앞뒤 두 바퀴 사이에 페달대신 한발을 올려 놓는 발판을 장치한 것으로 발을 쉽게 찰 수 있도록 뒷바퀴가 앞바퀴보다 작은 것이 특징이다.
<이현두기자>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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