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美금리 또 내려?…국내증시 '갸웃'

  • 입력 2001년 8월 21일 18시 38분


최근 잇따라 발표되는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2일(한국 시간)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려 연방기금 금리를 조정할 예정이다. 상당수 국내외 전문가들은 연방기금 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돼 3.5%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에 또 금리가 내려가면 연방기금 금리는 올 들어 모두 7차례 인하된다. 연초에는 연방기금 금리인하가 큰 호재로 작용하면서 종합주가지수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후 실물경기 호전이 뒷받침되지 않아 금리인하와 종합주가지수 움직임은 별개라는 판단이 우세해졌다.

▽금리인하 기대감은 약해〓FOMC가 금리를 내려도 ‘신선도’가 이미 퇴색해 미국과 국내 주식시장에 호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크다. 상반기(1∼6월)만 해도 금리인하가 경기호전으로 곧장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던 게 사실이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금리인하 폭보다는 FOMC의 발표문에 어떤 내용이 담길 것인지에 더 관심을 두는 편이다. 금리인하를 단행한다면 그 이유와 앞으로의 경기동향을 어떻게 전망하는가가 발표문에 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상무는 “FOMC가 발표문에서 경기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고 금리 추가인하의 가능성을 열어놓는다면 미 뉴욕 증시가 새롭게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금리인하가 증시에 중립 이상의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지표 호전에 더 무게 둬〓최근 나온 미국 경제지표들이 당초 예상치를 줄곧 상회하고 있다. 14일(미국 시각) 소매매출지수에 이어 16일 소비자물가지수, 17일 무역수지 등이 전망치보다 더 높은 결과를 보였다(표 참조).

20일에는 7월 경기선행지수가 전달보다 0.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경기선행지수는 4개월 연속 상승행진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경기하강기에 선행지수가 4개월 연속 상승한 전례가 없다”며 상당한 의미를 두고 있다.

다만 금리인하의 영향이 기업들의 고용감축과 상쇄되면서 증시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해졌다는 분석이다. 서울증권 지기호 선임연구원은 “9월 초에 발표되는 전미구매관리자(NAPM)지수 발표치에 따라 미국 경기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경기 바닥 찍었다’ 진단도〓미국 경기는 분기로는 2·4분기(4∼6월), 월로는 7월에 이미 바닥을 쳤다는 낙관적인 평가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미국 증시의 침체는 기업들의 실적악화 충격으로 투자자들이 공황(패닉)심리에 빠졌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미국의 주요 경제변수 지표
날짜대상변수확정치예상치
8.147월소매매출지수0.0%-0.2%
8.167월소비자물가지수-0.3%-0.1%
8.176월무역수지-294억달러-295억달러

8.20

7월

선행지수0.3%0.3%
재정수지25억달러-10억달러
8.21-FOMC회의?0.25%P 인하
8.247월내구재주문?-0.6%
※주:날짜는 미국 현지 기준임.

굿모닝증권 홍춘욱 수석연구원은 “미국 산업생산은 8% 비중을 차지하는 정보기술(IT)부문을 제외한 92%가 10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며 “미국 경기의 바닥권 탈출은 국내에도 아주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국내의 IT부문은 올해 안으로 회복되기 어렵지만 나머지 부문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뒤를 잇는다. 한국은 미국의 경기회복 시점보다 보통 1분기(3개월)정도 시차를 두고 좋아진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피데스투자자문 김 상무는 “미국 금리인하 효과가 나타나려면 반도체재고율이 더 떨어져야 한다”며 “본격적인 경기회복은 내년 이후에 가능해 그 때까지는 종합지수 상승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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