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품 뺀 닷컴, 서서히 살아나나

  • 입력 2001년 8월 21일 18시 38분


한껏 부풀려진 ‘거품’이 빠지면서 혹독한 시련기를 보내고 있는 국내 인터넷기업(닷컴)들의 ‘생존 몸부림’이 서서히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21일 다음커뮤니케이션 옥션 네오위즈 인터파크 드림라인 한국통신하이텔 등 인터넷기업 6개사의 상반기 실적 분석에 따르면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7% 성장했다. 경기침체 분위기속에서도 국내 인터넷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셈.

영업손실과 경상손실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1억원과 78억원 감소했으며 순손실 규모도 108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영업이익 경상이익 순이익 등 모든 수익성 지표가 여전히 적자상태에 머물러 있지만 외형 성장과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다고 LG투자증권은 분석했다.

엔씨소프트와 새롬기술도 인터넷업종에 속하나 올상반기중 영업 외적인 비용이 과다하게 계상돼 정확한 인터넷업종 전체의 수익성을 보기 위해 분석에서 제외됐다.

100%가 넘는 매출 증가의 주된 요인은 크게 3가지다. 전자상거래가 급속히 확산됐으며 초고속인터넷가입자 증가가 인터넷시장 확대를 부추겼다. 또한 콘텐츠 유료화도 활발하게 진행됐다는 평가.

그러나 과거에 비해 개선된 것은 사실이나 결코 만족스러운 수준에는 못미친다는 평가가 지배적. 여전히 적자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마진율이 6∼7%에 불과한 전자상거래 매출만 급증하고 마진율 60∼70%의 인터넷광고는 경기침체 탓에 정체되거나 오히려 뒷걸음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업종 8개사 상반기 실적 (단위:억원,%)

회사명

매출

영업이익

경상이익

순이익

2001년 증감률2001년증감률2001년증감률2001년증감률
네오위즈174.48.047.8-22.664.8-0.650.21.3
다음344.9237.44.5흑자전환-46.9적자전환-36.3적자전환
드림라인690.7168.513.6흑자전환-61.9적자지속-61.9적자지속
새롬기술163.358.3-184.2적자지속-210.1적자전환-210.1적자전환
엔씨소프트520.5179.6-183.8적자전환-165.3적자전환-107.8적자전환
옥션430.4587.6-20.0적자지속11.8흑자전환11.8흑자전환
인터파크376.9377.4-62.1적자지속-59.4적자지속-59.4적자지속
한국통신하이텔278.6-31.4-101.9적자지속-52.7적자지속-51.9적자지속
합계12,979.6119.3-486.0적자지속-519.8적자지속-465.4적자지속
합계22,295.9114.7-118.1적자지속-144.4적자지속-147.5적자지속
※합계2는 엔씨소프트와 새롬기술을 제외한 수치.
양사는 올해 상반기에 영업 외적인 비용이 과다 계상돼 이를 단순 합계할 경우 인터넷 업종 전체의 수익성이 왜곡됨.

굿모닝증권 허도행 애널리스트는 “매출증가의 주요인인 B2C(기업-소비자간 전자상거래)의 경우 수수료(6∼7%)가 아닌 전체 금액을 매출로 잡는 국내 관행을 고려할 때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볼 수 없다”면서 “많게는 한 회사당 4000억∼5000억원대의 높은 시가총액이 유지되는 것은 실적이 아닌 미래에 대한 기대감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향후 인터넷업종의 관심사는 하반기에도 상반기처럼 수익성이 개선될지에 모아진다. LG투자증권 이왕상 애널리스는 “B2C전자상거래와 유료콘텐츠는 경기 불황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특성이 있다”며 “따라서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며 경기회복에 따른 인터넷광고 매출까지 늘어난다면 수익성 개선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말과 내년 상반기를 인터넷기업의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되는 시기로 내다봤다. 이제 더 이상 과거와 같이 높은 배수의 외부 펀딩에 의존할 수 없 수 없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매우 중요한데 그동안의 수익모델 갖추기 노력에 따라 올해말경부터는 영업이익상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인터넷기업들이 속속 등장한다는 것.

이 애널리스트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인터넷기업 투자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면서 “옥션(인터넷경매) 엔씨소프트(온라인게임) 네오위즈(사이버캐릭터) 등 현실공간에서 대체할 수 없는 신규시장을 창출했고 지속적인 수익성을 확보한 인터넷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유망하다”고 말했다.이 6월말 현재 초고속인터넷가입자가 625만명으로 지난해말 387만명보다 61.5%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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