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한국의 춤-뮤지컬 세계무대 두드린다

  • 입력 2001년 8월 21일 18시 43분


우리 공연계의 해외 무대 진출이 급류를 타고 있다. ‘유니버설 발레단’(UBC)이 2개월 간 미국 순회공연을 가진 데 이어 ‘난타’ ‘도깨비 스톰’이 나란히 세계 무대를 두드리고 있는 것.

UBC는 지난 7일까지 미국 워싱턴 케네디센터, 로스앤젤리스 뮤직센터, 뉴욕 링컨 센터 등 미국 3대 오페라하우스에서 클래식 발레 ‘라 바야데어’와 창작 발레 ‘심청’을 무대에 올렸다. UBC측에 따르면 유료 티켓 판매율은 60∼65%선이었고 관객은 4만여 명에 이르렀다.

이 단체의 문훈숙 단장은 “98년 링컨 센터 공연을 추진하면서 ‘한국에도 발레가 있느냐’는 현지의 차가운 반응이 새삼 기억난다”며 “무엇보다 효(孝)를 주제로 한 ‘심청’이 서양 관객의 기립박수를 받아 가슴이 벅찼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의 유력 언론에서도 호평이 이어졌다.

그런가 하면 대사 없이 소리와 몸짓으로 구성된 뮤지컬 ‘난타’와 ‘도깨비 스톰’은 각각 미국과 영국 무대에 도전하고 있다. ‘난타’가 본격적인 상업 공연에 나선 반면 ‘도깨비 스톰’은 영국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테스트’를 받고 있다.

‘난타’는 26일까지 뉴욕 라과디아 극장에서 9회의 공연을 갖는다. 이 공연은 본격적인 북미 투어에 앞서 현지 적응과 훈련 등을 위한 리허설 무대. 요리와 도마 연주 장면을 일부 수정했고 코믹한 요소가 보강됐다. 9월4일부터 보스턴을 시작으로 미국 내 54개 도시에서 34주간 공연 투어를 갖는다.

‘도깨비 스톰’은 에딘버러 ‘조지 스퀘어 극장’(3∼12일)에 이어 현재 ‘길디드 벌룬 극장’(14∼25일)에서 2차 공연을 갖고 있다.

제작사인 미루스테이지에 따르면 8일 BBC 라디오의 ‘페스티벌 카바레’ 코너에 소개됐고 영국 현지 언론에서 ‘금주에 놓쳐서는 안될 10개의 공연’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55회를 맞은 ‘에딘버러 페스티벌’은 세계 공연예술 축제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공식 참가작들이 참여하는 ‘국제 페스티벌’과 ‘도깨비 스톰’ 등 자유 참가작들의 무대인 ‘프린지 페스티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한가지 눈길을 끄는 것은 우리 공연 작품의 해외진출 뒤에는 해외 유명 프로덕션이 자리잡고 있는 점이다.

‘난타’ 제작사인 ㈜PMC의 뉴욕 현지법인 ‘쿠킨 엔터테인먼트’ 김종헌 지사장은 “공연의 완성도는 해외 무대 진출의 필수 조건이지 충분 조건은 아니다”면서 “북미 투어 파트너인 리처드 프랭클린 프로덕션이 현지 사정에 밝고 영향력이 커 ‘난타’의 미국 진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돈만 갖고는 안 된다’는 UBC의 3대 오페라하우스 공연 성사에는 이번 공연을 프로모션한 세계 발레계의 큰손 ‘폴 질라드 프로덕션’이 자리잡고 있다.

문 단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발레단의 능력을 인정받아 세계무대 진출에 희망을 갖게 됐다”면서 “앞으로 한국 공연단체 가운데 해외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는 단체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무용수를 포함해 110여명이 움직인 UBC의 이번 공연에는 150만 달러(2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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