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구로을 출마 당안팎 '역풍']청와대 "金대표 출마 글쎄"

  • 입력 2001년 8월 24일 18시 25분


귓속말 나누는 金대표
귓속말 나누는 金대표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가 구로을 재선거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지자 당 안팎에서 만만치 않은 반발이 일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김 대표측은 ‘대표직 유지 출마’를 고수한다는 입장인 반면 김 대표를 견제하려는 다른 대선주자 진영은 ‘불가’입장으로 맞설 것이 분명해 향후 당내 분란의 원인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여기에다 표면적으로 여권 안팎의 기류는 김 대표의 출진에 흔쾌히 힘을 실어 주는 분위기만은 아니다. 동교동계의 한 인사는 “아직 장영신(張英信) 전 의원이 다시 출마할지 여부에 대해 최종 결심을 하지 않았다”며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반응도 흔쾌하지만은 않다. 한 관계자는 “아직 후보를 선출하는 절차도 거치지 않았는데…”라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당내 대선주자 진영은 더욱 뜨악한 분위기. 설사 김 대표가 출마를 하더라도 대표직만큼은 내 놓고 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주조다.

특히 구로을은 그동안 지역적, 정치적 연고가 없는 여권의 ‘거물후보’들이 잇달아 출마했던 곳이어서 ‘여기가 정치 정거장이냐’는 지역구민들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김 대표의 이미지가 아무래도 짧은 시간에 대중 속으로 쉽게 녹아들 수 있는 이미지가 아니기 때문에 과연 통하겠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 때문에 여권 일각에서는 여전히 대중성이 강한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을 미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김 대표 자신이 이미 원외대표의 한계를 정면 돌파하기로 마음이 기운 데다 그가 나선다고 하면 딱히 반대할 논리를 세우기 어렵다는 점에서 출마 여부는 전적으로 그의 최종 결심에 달려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비단 여권뿐만 아니라 한나라당도 그의 출마 여부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이 24일 “김 대표의 구로을 출마가 대선 예비주자로서의 경력관리 차원이라면 이는 구로을 주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즉각 비판하고 나선 것도 따지고 보면 위기의식의 증거인 셈.

실제 김문수(金文洙) 사무부총장은 “만일 김 대표가 후보로 확정되면 우리도 여론조사를 해보고, 이승철(李承哲) 현 지구당위원장으로 역부족일 경우 중량급 인사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