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자들의 꿈은 뭘까. 젊은 시절 한창 취재할 때는 특종을 많이 하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자기 이름을 내건 칼럼을 쓰는 것이다. 그 칼럼이 사람들의 공감과 감탄을 불러 일으켜 인구에 회자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다.
이 책의 저자인 김상훈 부산일보사 사장은 이같은 신문기자의 소원을 이룬 사람이다. 그는 1988년부터 1995년까지 부산일보 주필로 재직하는 동안 ‘금요칼럼’이란 제목으로 매주 칼럼을 연재했다. 저자 말대로 책으로 묶으면 몇 권은 되는 분량인데 좋은 글만 추려내 2권으로 압축해 발간했다.
1권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에는 주로 논리적 철학적인 성찰이 담긴 글을, 2권인 ‘누구나 자기 집앞을 쓸어라’에는 당시 정치 경제 사회 상황에 맞는 글을 실었다.
그가 다룬 소재는 자갈치 아지매 부터 대통령의 밀실 인사에 대한 질책, 북한 핵 문제 까지 매우 다양하다.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분위기를 갖고 있는 그의 칼럼은 평범하지만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칼럼의 일관된 주제는 1권 제목처럼 자신의 이익 권리 자유를 앞세우기 이전에 ‘너’와 ‘우리’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생각, 내게 주어진 의무는 다하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출발하자고 권하고 있다.
이젠 이름조차 낯선 민자당과 신한국당 집권 시절 글이 대부분이지만 날짜를 가려놓고 읽으면 오늘날에도 유효한 내용들이 많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