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대니얼 맥패든 미국 버클리대 경제학과 교수(64)는 24일 한국은행 초청 강연회에서 ‘금융기관 부실채권의 분석과 예측방법’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맥패든 교수는 “금융기관이 수익성과 포트폴리오 위험 사이의 상충관계 속에서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부실채권이 어느 정도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예금보험제도와 긴급자금지원 등은 금융기관의 파산위험을 줄여 줘 금융기관이 보다 위험을 선호하는 행동을 하게 함으로써 80년대 말 미국의 저축대출조합(S&L) 부도사태와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기관 스스로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위험한 곳에 대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73년 유가급등으로 오일머니가 넘쳐나자 미국의 대규모 은행들이 개발도상국 기업에 대출을 늘림으로써 80년대 개도국 외채위기를 불러일으켰던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과 기업의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나라에서는 금융기관 소유주와 경영자는 부도유예를 위한 금융지원이나 부실담보설정 등 건전경영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게 된다”며 “이는 프랑스의 크레디리요네은행의 사례에서 그대로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맥패든 교수는 “금융감독은 문제점을 포착하고 위규행위를 사전에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라면서도 “금융감독은 비용이 많이 들고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데다 포트폴리오 위험을 제대로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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