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적인 제목에서 일찍 감잡은 독자도 있을 것이다. 역사를 왜곡해 외교문제로 비화된 일본 후소샤(扶桑社)판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정면 비판한 책이다. 재야 사학자인 저자의 표현을 옮기면 이 저서는 ‘일본 왜곡 교과서에 대한 순수 민간차원의 대응’이다.
우선 책의 편집 방식이 눈길을 끈다. 후소샤판 교과서의 목차와 순서를 그대로 살려 일본사를 적고 있다. 그중에서 ‘새로운 역사교과서’에 담긴 왜곡은 일본의 비하어인 ‘왜(倭)’란 딱지를 붙여서 적시한다. 그리고 나름대로 ‘바르게 수정’한 내용을 병치시켰다.
상당량의 사료와 취재를 밑바탕으로 쓰여진 이 책은 통쾌하게 읽힌다. 하지만 곰곰이 따지면 구체적인 내용에서 거친 주장이 적지 않다. 학술적으로 명확하게 검증되지 않았거나,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부실한 경우들이다. 무사로 이뤄진 막부를 ‘칼잡이 정권’이라고 정의하는 것처럼 다분히 감정적인 표현도 적지 않다. 저자 스스로도 이런 점을 의식하고 있다. 서두에 “이 책이 객관적이고 완벽한 일본 역사사가 아니다”고 밝힌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의 음모에 대항하기 위해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논리다.
저자는 비분강개한 목소리로 일본 보수우익의 역사 왜곡을 ‘개 짖는 소리’로 단언한다. 나아가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우리 국민의 각성을 촉구한다. 마치 대일본 성전(聖戰)을 펼치라고 선동하는 듯하다. 이런 과장된 제스처 이면에는 ‘쇼비니즘’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