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은 “교육현장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교사들의 책임으로만 몰아붙인다”며 반발했다.
그런데 이번 여름방학 동안 일본 도쿄(東京)도 내 공립고교 교사 100여명이 스스로 학원에 가서 유명 학원강사의 ‘수업기술’을 한수 배운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기획은 도쿄 내에서도 대학진학에 힘을 쏟고 있는 공립고교 교장들로 구성된 ‘진학지도연구협의회’의 아이디어였다. 사립고교보다 대학진학률이 떨어지고 있는데 대해 고민하다 유명 학원강사의 수업방법을 배워오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
물론 도쿄도교육위원회도 찬성했다. 최근 들어 고교생들의 학력 저하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지사가 앞장서서 “학생들을 제대로 공부시켜라”고 닦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시하라 지사는 고교 신입생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학군제를 없애겠다고 공언하고 있을 정도다.
진학지도연구협의회가 학원수업 참관을 희망하는 교사들을 모집하자 100여명이 몰려들었다. 일부 교사는 어느 학원의, 어느 강사의 수업을 듣고 싶다고 지정한 경우도 있었다. 도교육위원회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스루가다이(駿台), 가와이주쿠(河合塾), 요요기(代代木)세미나 등 3대 학원과 접촉해 교사들을 받아달라고 부탁했다. 학원측은 흔쾌히 수락했고 도교육위는 수업참관 교사에게 출장비를 지급했다.
교사들이 학원에서 들은 강좌는 여름방학특강. 도쿄대, 와세다(早稻田)대, 게이오(慶應)대 등 명문대학을 지원하려는 수험생들을 위한 특별강좌다. 교사들은 하루나 이틀간 학생들과 함께 학원강사의 수업을 들었다.
수업에 참관했던 교사들은 “학생들의 집중력에 놀랐다”고 말했고 학원강사들은 “교사들의 진지함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도교육위는 9월 개학을 하면 수업참관 교사와 학원강사들을 모아 평가회를 가질 예정이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시행할 필요가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현재로서는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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