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피엔잘’은 19세기에 건립돼 요한 시트라우스 부자(父子)의 왈츠 연주장으로 사랑받았던 곳. 음향이 뛰어나기로 소문난 이 홀은 1950∼60년대 카라얀, 뵘, 솔티 등 대지휘자들의 레코딩 장소로 애용되기도 했다. 게오르그 솔티가 데카사에서 발매, 현대 레코딩 역사의 이정표로 불리게 된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전곡 음반도 이 곳에서 녹음됐다.
17일 저녁 리허설 중이던 악단원들이 화염을 발견한 뒤 급히 대피해 사상자는 없었으나 불은 밤새 타올라 다음날 아침에야 잦아들었다. 현재 건물은 외벽만 간신히 남아있는 상태. 화려한 홀 내부의 자취는 찾아볼 수 없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빈 시 당국은 ‘조피엔잘은 개인 소유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시 차원의 복구계획이 없다’면서 ‘민간주도의 복구위원회가 결성될 경우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